지방 대학, 유학생의 지역 정주를 위한 실무 교육 맞춤
국내 대학들이 유학생 맞춤 학과를 신설하고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는 가운데 서울과 지방 간 유학생 유치전이 대조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서울 지역 대학은 한국어·한류 콘텐츠 등 언어·문화 분야에 집중해 유학생 유치에 나선다. 삼육대는 외국인 유학생으로만 구성된 글로벌문화예술융합학부을 신설했다. 산하에는 퍼포밍아트전공도 개설했다. 학생들은 무대 제작기술, 연출, 시나리오, 음향 등 공연에 필요한 전반적 분야를 공부하게 된다. 1학년은 한국어와 함께 기초지식을 습득하며 2·3학년은 전공에 따라 집중 심화과정을 거친다. 본인과 부모 모두 외국 국적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서강대는 올해 로욜라국제대학의 첫 신입생을 받았다. 내부적으로 오랜 시간 지속된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의 위기를 고민한 결과로 외부적으로는 대학의 국제화 역량을 높이기 위함이다. 로욜라국제대학은 글로벌한국학부·게페르트국제학부·글로벌융합학부 등 3개 학부로 구성돼 있다. 게페르트국제학부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배경으로 한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하며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된다. 글로벌경영·글로벌경제·글로벌미디어전공으로 구성된 글로벌융합학부의 정원 외 인원은 100% 외국인 학생을 선발한다.
현재 5월 기준 로욜라국제대학의 3개 학부 재학생 50명 중 약 40% 이상이 국제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서강대는 향후 국제 학생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국제대학의 설립 취지에 걸맞게 추후 국제 학생 비중을 100%까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방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정주에 중점을 두고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청년 인력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학업을 위한 외국인 유치도 수도권에 비해 밀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영산대는 내년부터 용접융합전공을 신설해 외국인 유학생을 받는다. 학과 신설에 앞서 영산대는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와 용접전문가 인력난 해소, 유학생의 용접·접합 실무 강화를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용접 분야의 전문 역량을 높이고 한국어 능력 증진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조선업은 울산 지역 주요 산업이지만 국내 청년층의 취업기피 현상이 심각해 외국인 인력이 필수인 상황이다.
영산대 관계자는 “기존 용접 분야의 노령화로 전문인력이 대거 퇴사했고, 국내 대학 졸업생은 조선 용접 분야를 기피하는 측면이 있다”며 “급하게 투입한 외국인 인력은 지역 정주가 어렵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4년제 과정을 거쳐 협력업체와 연계해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과정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