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중은 19.2%, 내년에는 20.3%까지 올라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UN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이 8년으로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빠르다.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노년 부양부담이 급증하며, 소비패턴 또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늘어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주요 소비층도 중년층에서 장년층과 노년층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정KPMG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50대는 향후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고령층은 빈곤율이 높고 노후 준비가 미흡했던 반면, 현재의 50대는 스스로 부양할 능력뿐만 아니라 소비할 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은 소비지출액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외식, 오락, 여가, 문화 활동에 대한 지출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기존 시니어 계층과는 소비행태와 사고방식이 다른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액티브 시니어는 '건강하고 활동적인'을 의미하는 액티브(Active)와 '연장자'를 의미하는 시니어(Senior)의 합성어다.
액티브 시니어는 시니어 비즈니스의 핵심 소비주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방식·건강·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젊고 활동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다.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은 기존에 형성돼 있던 실버 비즈니스의 양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는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에 맞춰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제품·서비스도 포함된 보다 폭넓은 사업영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니어케어 서비스도 확대될 전망이다. 시니어케어는 치매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가정이나 전문시설에서 지원하는 가사 활동 지원, 간병 등 각종 돌봄서비스를 의미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 규모는 △2018년 8조원 △2020년 11조3000억원 △2022년 14조4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시니어케어 이용자 수도 연평균 12.7%의 증가세를 보였다.
고령사회로 변화는 환경 속에서 적응하기 위한 시니어 개개인의 노력과 정보습득도 중요하지만,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도 관심과 지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생명보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고령층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보험사의 상품전략도 바뀌고 있다.
유병률, 사고율 등으로 인수를 꺼렸던 고령층이 보험사의 미래성장 고객층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보험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또 시니어 케어 사업도 보험업법 11조에서 부수업무와 자회사 설립을 통해 보험사가 영위할 수 있게 허용돼 있다.
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서울 강동구에 '강동 케어센터'를 최초 개소했다. 2019년엔 위례빌리지를 추가해 위례, 서초 등 2곳에서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대규모 노인복합시설(실버타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 중인 '노블카운티'와 같은 고급 실버타운을 확장해 건강보험과 헬스케어, 요양서비스 등을 결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시니어 케어 사업은 향후 큰 성장이 기대되는 미래 유망사업으로 보험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보험상품과 부가서비스 발굴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김은석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팀 부장·기술경영학박사 kumot7@kyo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