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비스 “습식 공정 고체 전해질 개발…내년 40톤 규모 양산 돌입”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솔리비스 중앙연구소 실험실. (사진=솔리비스)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솔리비스 중앙연구소 실험실. (사진=솔리비스)

국내 이차전지 소재 스타트업이 습식 공정 기반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상용화에 도전한다. 고체 전해질은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로, 습식 공정으로 고체 전해질을 만드는 건 새로운 시도다.

주인공은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솔리비스. 신동욱 솔리비스 대표는 8일 “하남 본사 파일럿 라인에서 월간 500킬로그램(㎏)의 고체 전해질을 생산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 완공되는 강원도 횡성 생산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솔리비스는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인 신 대표가 지난 2020년 설립한 고체 전해질 전문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OCI그룹 계열 화학기업인 유니드가 솔리비스 2대 주주로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화재 위험성은 낮춘 제품이다. 성능과 안전성이 뛰어나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데, 상용화에는 고체 전해질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고체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솔리비스는 습식 공정으로 고체 전해질을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 경쟁사들이 고체 전해질 생산에 건식 공정을 적용하고 있지만, 솔리비스는 습식 공정을 택했다. 국내 기업 중 고체 전해질 생산 공법으로 습식 공정을 적용한 건 솔리비스가 유일하다.

습식 공정이란 용매를 사용해 용액상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고체 전해질을 만드는 기술이다. 반면 건식 공정은 용매 없이 고체 파우더를 기계적으로 가공해 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용매 사용 유무가 습식과 건식 공정의 차이다.

신 대표는 “습식 공정은 건식 공정 대비 제품 대량 생산에 유리하지만, 전류 용매 문제와 제품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으로 적용이 어려웠다”며 “솔리비스는 독자 기술로 습식 합성법의 단점을 극복, 우수한 이온전도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솔리비스는 파일럿 라인에서 습식 공정으로 생산 중인 고체 전해질 이온전도도가 11~12mS/cm(센티미터당 밀리지멘스)로 일본 경쟁사(8mS/cm)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파일럿 라인을 뛰어넘어 제품 양산을 위해 약 150억원을 투입, 횡성에 고체 전해질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기술력과 양산성을 입증해 고객사를 확보, 생산 능력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고체 전해질 생산 규모를 2025년 40톤, 2026년 120톤, 2027년에 360톤으로 늘릴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동욱 솔리비스 대표
신동욱 솔리비스 대표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