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가 인천에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플랜트를 준공했다. 대규모 액화수소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수소버스 등 '수소 모빌리티' 보급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SK E&S는 8일 인천 서구 원창동 아이지이에서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준공식을 개최했다. 아이지이는 SK E&S가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이날 준공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박경국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는 인근 SK인천석유화학의 공정 내에서 발생하는 기체 상태의 부생수소를 고순도 수소로 정제 후 냉각해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일 30톤급 액화설비 3기, 20톤급 저장설비 6기 등을 주요 설비로 갖췄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약 3만톤의 액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액화수소 3만톤은 수소버스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다.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1/800, 1회 운송량은 약 10배 수준으로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하다. 저압에서 운송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 빠른 충전 속도와 짧은 충전 대기 시간 등의 장점이 있어 버스·트럭 등 상용차의 수소차 전환을 이끌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준공으로 대규모 액화수소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벌어진 '수소 충전 대란' 등 수소 수급 불안정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는 SK E&S가 추진 중인 수소 생태계 구축 계획이 가시화된 첫 성과다. SK그룹은 2021년 3월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구축 계획을 처음 발표한 이후, SK E&S를 중심으로 수소 생태계 조성 작업에 착수해 왔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섬으로써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관 협력'이 빛을 발했다. 지금까지 국내에 액화수소 활용 사례가 없어 현행법 내 안전·기술기준 등이 부재했고, 신규 법령 제정에만 2~3년이 걸릴 것으로 얘상됐다.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산업부는 '규제샌드박스'로 길을 터줬다. 환경부도 '수소충전소 설치 민간자본 보조사업'을 통해 액화수소 유통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을 지원했다.
인천시와 인천 서구청도 인천 액화수소플랜트의 적기 준공을 위해 필요한 인허가 절차에 대해 관계부처의 협의를 끌어내는 등 협력했다.
SK E&S는 액화수소 충전 사업도 함께 추진해 전주기 수소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 SK 플러그 하이버스를 중심으로 전국에 액화수소 충전소 약 4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를 부산, 청주, 이천 등 전국 충전소를 통해 각 수요처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액화수소충전소 운영 목표는 20개소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액화수소 플랜트는 한국 수소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오늘 준공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민간투자가 어우러진 협력 사례로 정부와 민간이 원팀이 돼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액화수소플랜트 준공은 SK E&S가 그려 온 '수소시대의 꿈'을 현실로 바꾸는 첫 출발점”이라며 “올해는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사(史)의 흐름을 바꿀 '액화수소 시대'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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