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디지털 기술 도입과 적용에 따라 환자의 의료 경험은 혁신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모든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사회 전반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과 수용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이슈들은 헬스케어 대전환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이자 도전 과제로 작용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정책, 교육, 법적, 윤리적 고려를 포함하는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AI 시스템은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 측면에서 큰 책임을 지닌다. AI 시스템은 데이터 유출 또는 오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며, 이러한 위험 요소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한 철저한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 환자 개개인은 자신의 개인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 권리를 가지며, 그에 대한 동의는 반드시 명시적이고 명확하게 제공돼야 한다.
알고리즘은 윤리적인 설계가 필수적이며 동시에 투명성과 해석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AI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에는 인종, 성별, 연령 등에 따른 편향 없이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알고리즘 편향은 특정 그룹에 대한 부적절한 의료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다양성과 포괄성을 고려한 데이터 세트를 사용해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해석 가능성은 AI 기술 신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잘못된 의사 결정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알고리즘의 결정 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의료 전문가들이 AI의 권고를 신뢰하고 적절히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AI가 직면한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와 관련돼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기계의 적절한 상호 작용이다. AI는 의료 전문가의 결정을 보조하는 도구로 사용돼야 하며, 의료 결정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아야 한다. 의료 전문가의 임상 경험과 판단력은 AI가 아직 모방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며, 기술과 인간 사이의 적절한 상호 작용이 중요하다.
AI가 개입된 의사 결정 등 AI 활용 결과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다. AI가 잘못된 진단이나 치료를 권장한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은 개발자, 사용자, 아니면 기기 자체에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지침이 필요하다. 또 웨어러블 기기, 원격 모니터링 장비, AI를 이용한 진단 도구 등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기가 등장함에 따라, 이들의 활용에 앞서 기기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하고 규제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헬스케어 대전환 시대에서 AI 기술은 의료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안겨줬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며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등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데이터 프라이버시, 알고리즘 편향, 의료의 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 새로운 도전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윤리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규제 체계와 지속적인 윤리적 논의가 필수적이다. 이는 단지 기술적 성과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와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는 의료의 미래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헬스케어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우리 모두가 지혜롭고 성찰적인 접근을 통해 이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그 도전을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kdj922@catholi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