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조정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지분 매각 협상 타결 목표를 7월로 제시하면서, 라인야후 경영권 확보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사 협상은 지분 매각 가격까지 거론되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라인야후의 '탈네이버'가 예정된 수순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양사 협상 과정에서 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의견을 적극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9일 2023년도 실적 발표에서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오늘까지 결론을 내려고 어제도 만났지만 논의가 결론이 안 났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와) 최선을 다해서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오는 7월 1일까지는 (지분 매입 관련해) 합의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야카와 CEO의 이날 발언은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도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청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소프트뱅크도 지분 매각을 공언하면서 연일 네이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와 기업이 보안 강화를 빌미로 지분 변경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강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 정부에 대놓고 입장을 말하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이 부당한 요구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도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네이버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한국 기업이 해외 사업과 해외 투자에 있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막는 게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는 입장을 표명하는데 그쳤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