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이 당선됐다. 108석 소수 여당으로 범야권에 맞설 중책을 안았다.
추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 원내대표 선거에서 재석 102인 중 과반인 70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승리했다. 임기는 1년이다. 같이 도전했던 이종배(4선·충북 충주)·송석준(3선·경기 이천)은 각각 21표, 11표에 그쳐 낙선했다.
추 원내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실 행정관을 비롯해 재정경제부를 두루 거친 경제통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낸 행정통이기도 하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주요 당직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며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일 처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유능한 민생정당,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며 “국민 공감과 신뢰를 얻어 힘 있는 정당이 되고, 지방선거·대선 승리를 반드시 해내자”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선거 때도 기호 2번이었고 오늘도 기호 2번으로 했는데, 반드시 기호 1번을 쟁취했으면 좋겠다”며 “108명 정예요원이 똘똘 뭉쳐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이날 추 의원이 당선되면서 주호영·윤재옥 의원에 이어 대구지역 의원이 3번 연속 원내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사실상 '도로 영남당'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추 원내대표는 “일부에서 TK(대구·경북)가 (상황이) 좋을 때는 나서고, 왜 이럴때는 안 나서냐는 말도 없지 않았다”며 “위기 상황일 때 영남에서 독배를 마시러 가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결심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내 지도부 구성과 관련 “최적의 정예부대로 만들어보고, 정말 유능하고 일 잘하고 의원들을 잘 결집시킬 수 있는 구성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추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속에서 친명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상대해야 한다. 당장 채 상병 특검법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내 이탈표를 관리해야 한다. 또 원 구성 협상에서 18개 상암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민주당과 맞서야 한다.
그는 “타협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협치라고 생각한다”며 “상임위 배분 등과 관련한 모든 논의를 진정성을 갖고 대화하면서 접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팀'을 강조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맨 선두에 있을 때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도 “의원 하나하나가 일당백 정신으로 맞서야 한다. 원내대표와 당선자 모두가 똘똘 뭉쳐 원팀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