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출범하는 다음 달 이른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등 민생회복긴급조치를 위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원내대책회의후 “민생회복 긴급조치와 관련한 법안과 국정기조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처분적 법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처분적 법률이란 국민을 대상으로 권리·의무를 발생하게 하는 자동적 집행력이 있는 법률이다. 이에 따라 일정한 범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처분·조치 등 구체적·개별적 사항을 내용으로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처분적 법률의 활용을 검토해왔다. 이 대표가 지난달 17일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처분적 법률 활용을 시사한 이후다. 특히 지난달 2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가 직접 전 국민 대상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뒤 민주당이 도입을 준비해왔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범야권의 압도적인 의석을 활용해 국회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국회가 그동안 주로 감시·견제 등의 역할을 수행한 것을 넘어 입법을 통해 정부를 강제로 움직이게 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구상하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한 민생지원금 지급은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노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습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해 실질적인 효과를 확보하기 어려운 정책과제는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면서 “당연히 위헌이 아니어야 한다. 조금 더 내실이 있고 실효성이 있는 법 정도로 이해해 달라. 법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이른바 당론 추진 정책 강화도 논의할 방침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22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정책 법안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정책위에서 당 차원에서 추진할 의제를 추리고 이를 법안으로 만들어서 당론으로 추진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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