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가전기업 메이디(Midea)가 롯데하이마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공식 상륙한다.
앞서 가전제품 유통사가 메이디 제품을 매입, 국내 양판점에 공급한 적은 있지만 중국 메이디가 본사 차원에서 한국 대형 양판점과 손잡은 것은 처음이다. 이르면 이달 중 롯데하이마트에서 메이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메이디의 주방가전 일부 제품을 조달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레인지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 반응에 따라 주방 가전제품은 물론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 가전제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메이디의 주방·생활 가전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양사 간 직접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메이디와 계약은 국내에 고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겸비한 가전제품 수요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메이디는 하이얼, 거리전기와 더불어 중국 3대 가전사 중 하나다.
국내 소비자에겐 낯선 브랜드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 우리나라 중견 가전사의 주문자생산방식(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오랫동안 담당한 가전 특화 제조사다. 메이디의 OEM·ODM 분야는 전자레인지와 전기레인지는 물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주방·생활 가전제품을 망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쿠팡과 손잡고 온라인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메이디의 한국 진출에 대해 국내 가전업계는 파장이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프리미엄 가전에선 삼성·LG가 강점이 있지만 중견·중소 가전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이 '외산가전의 무덤'이라 불리지만 삼성전자·LG전자가 상대적으로 주력하지 않는 1인 가구 타깃의 소용량 가전제품 시장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메이디는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 글로벌 가전사의 OEM·ODM 사업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이들의 우수한 품질·디자인 노하우를 축적했고 중국 내수시장의 강자”라면서 “200ℓ급 소형 냉장고, 미니 세탁기·건조기 등 1인 가구용 시장에서 국내 중견·중소기업과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메이디는 쿠팡과 계약, 온라인에서 일부 가전을 유통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