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0일 미국 증권 선물위원회(SEC)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2013년 최초 신청 이후 계속되는 승인 실패가 이어지던 와중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거부가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결정이라는 미국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결국 SEC가 등 떠밀려 못 이기듯 승인한 모양새다.
비트코인 ETF 승인은 비트코인의 내재가치에 대한 의문과 투기성 높은 자산이라는 점 그리고 범죄수익 은닉 및 자금세탁, 탈세에 활용될 수 있다는 부정적 공격에도,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은 투자 대상 자산으로 자본시장에 편입, 다양한 자산들과 커플링 되며 가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고, 자본유입에 따른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로 활용방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에서 투자자산으로서 스와프 거래 형태로 활용성이 서서히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범국가적으로 동일한 가치를 갖고 빠른 송금 속도와 편의성으로 탈중앙화 가상자산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로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기업은 자사 서비스에 가상자산을 도입해 외환거래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 영역에서 제한적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큰 잠재적 가능성이 있기에 일부 가상자산 또는 가상자산을 활용 서비스 도입이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이 지향하던 탈중앙화 금융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자동화된 금융서비스 및 웹(Web)3로의 확장은 기존 제도권 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와 디지털 실물자산(STO, 국내에서는 토큰증권)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본다. 디지털 자산과 서비스가 융합되는 새로운 금융환경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올해는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와 한국은행 CBDC 활용성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차세대 디지털 통화시스템과 실물자산의 디지털화 등 대한민국 금융자산의 디지털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BDC는 기존 종이 화폐를 디지털화폐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020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원화 발행을 검증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23일 한국은행 발표한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계획에 따라 올해 시중은행이 디지털원화를 발행하고 이를 테스트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실물자산 디지털화는 지난해 2월 6일 금융위의 '디지털 금융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토큰증권 발행·유통규율체계 정비방안' 발표로 제도화가 시작됐고, 같은 해 7월 법안이 발의됐다.
토큰증권은 기존 증권으로 발행하기 어렵던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증권을 분산원장에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실의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투자 형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내 진행될 토큰증권제도화와 CBDC 활용성테스트는 각각 증권사와 은행의 차세대 혁신모델이다. 탈중앙화 금융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던 기존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CBDC와 토큰증권에서 사용하는 분산원장기술(블록체인기술)은 증권과 은행이 공동의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분산원장 사용에 따라 새로운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를 제시한다. 다양한 기업들이 분산원장을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분산원장 기술은 웹3의 근간 기술로 탈중앙화 금융(DEFI), 분산앱(DAPP), 분산신원확인(DID),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등 넓은 활용성을 갖는다. 앞으로 다가올 혼합세상(가상·증강·혼합현실, 디지털트원, 미러월드)과 연계돼, 디지털화된 개인의 신분을 신용정보를 통해 검증하고 새로운 디지털환경에서 금융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할 기반 기술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김정한 핑거 이사 fistline@fing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