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돼지 신장 이식받은 美 환자, 두 달 만에 사망

지난 3월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고 두 달 만에 사망한 리처드 슬레이먼.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월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고 두 달 만에 사망한 리처드 슬레이먼.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미국 60대 남성이 이식 두 달 만에 사망했다.

1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 환자는 리처드 슬레이먼으로, 지난 3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다.

말기 신장 질환을 앓고 있던 그는 미 바이오기업 e제네시스가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이 돼지 신장이 최소 2년은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뇌사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몸에 돼지 신장을 이식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MGH 이식팀은 슬레이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그가 “신장 이식의 결과로 사망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

슬레이먼의 가족은 “이종 이식을 이끈 의사들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우리 가족이 그와 7주 이상을 함께 더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슬레이먼이 이식 수술을 받은 것은 생존을 위해 이식이 필요한 수천 명에게 희망을 주려는 뜻도 있었다”며, “그의 희망과 낙관주의는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는 10만 명 이상이 장기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라가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신장 환자로, 매년 수천 명이 이식 차례가 오기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