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뇌졸중 환자의 손 재활 훈련을 돕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구현했다. 환자 의도를 감지해 원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향후 AI 활용 재활 의료 기술 상용화에 큰 기반이 될 전망이다.
조성호 KAIST 전산학부 교수와 박형순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룬 성과다. 관련 논문은 컴퓨터 사이언스 유명 저널인 'IEEE 트랜스액션즈 온 인더스트리얼 인포매틱스'에 소개됐다. 조성호·박형순 교수가 논문 교신저자며 노어진 박사, 이호창 박사과정, 그리고 이예찬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했다.
뇌졸중 환자의 손 재활 훈련은 움켜쥐었다 펴는 등 다양한 손자세를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웨어러블 장치로 보조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자연스럽게 물건을 잡거나 놓는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둔 보조(어시스턴스) 기술을 연구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여러 손동작이 가능하게 하고 이를 재활에 적용했다.
우리는 잡고자 하는 물건 크기·모양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손을 움직인다. 여러 손동작을 다뤄야 하는 이유다. 연구진은 우선 주요한 다섯 개 손 자세를 학습시켜 시스템을 이뤘다. 이것만으로도 일상생활의 손 움직임 약 70%를 감당할 수 있는데, 물론 그 이상 손 자세를 학습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재활 공간에 설치한 카메라를 활용해 대상이 되는 물건·손 형상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의도하는 손동작을 판단한다. 이는 웨어러블 로봇 손이 재활자의 원하는 동작을 보조하는 데 활용된다.
카메라를 이용하되 깊이(뎁스) 정보까지 더해 물건과 손 형상 정보를 보다 면밀히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 손의 어느 부위가 자세에 중점 역할을 하는지 등 정보를 '강조'하는 '어텐션 메커니즘'도 적용했다.
이 결과 구현한 시스템은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근전도, 뇌파를 활용했던 기존 재활 훈련 시스템보다 다양한 손동작 의도를 파악하는 성능이 월등하다.
더욱이 의도를 손이 움직이는 와중에 재빨리 파악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손자세 구현이 가능해진다.
모델 의도 파악 정확도가 80.3%다. 더욱이 이는 장애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학습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건강한 이들 대상 학습이 이뤄진 결과다. 환자를 대상으로 학습하면 정확도가 더 높을 전망이다. 실제 건강한 이들 대상으로 학습하고 의도를 파악한 정확도는 90.4%다.
조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손 움직임이 부자유로운 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재활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며 “AI가 제 2의 뇌로서 기능해 사람을 돕고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