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식의약 온라인 감시 체계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15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연말까지 AI 기반 온라인 식의약 모니터링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 초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하는 AI 알고리즘은 의약품과 마약류 2가지 종류다. 모두 중고 거래 플랫폼, SNS 등 온라인 내 광고, 게시글 등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요소를 담은 키워드를 AI가 자동 모니터링하는 게 핵심이다.
단어뿐 아니라 사진이나 이미지까지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모니터링한다. 또 지속적인 학습으로 은어나 초성까지 검색해 마약류 위반 여부 판단 기능까지 탑재한다. 가령 검색을 회피하기 위해 'ㅍㄹㅍ' '필_로_폰' 등으로 표기한 게시글까지 적발한다.
AI 시스템은 불법 게시글 발견 시 자동으로 전체 화면 캡처와 함께 URL, 제품명, 업체명, 위반법령, 위반 내용까지 제시한다. 동시에 행정 처분 담당자 지정과 행정처분 요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심의·차단 요청 자료를 자동 발송하는 기능을 탑재한다. 전체 수집량, 적발량, 처리현황 등 사후 관리 체계도 마련한다. 최초 모니터링부터 적발, 처분, 데이터 관리까지 모든 처리 과정을 자동화하는 셈이다.
식약처는 연말까지 알고리즘 개발을 완료한 뒤 기존 온라인 불법 식·의약품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 'e-로봇'에 탑재할 계획이다. 내년 초부터는 고도화된 시스템을 가동, 온라인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식약처가 온라인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의약품뿐 아니라 마약류까지 온라인 불법 거래가 확산되고 있지만 기존 시스템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 3월 11일부터 29일까지 3주간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식품, 의약품 불법 판매·알선 광고 행위를 점검한 결과 총 3267건을 적발했다. 특히 SNS를 통해 불법 유통되는 마약류의 경우 2020년 3506건에서 지난해 1만1239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식약처는 2016년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 'e-로봇'을 개발했지만, 키워드만 추출해 모니터링하다 보니 제품 판매·광고와 무관한 기사, 논문 등이 더 많이 수집돼 제대로 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못했다. 식약처는 이번 시스템 고도화를 계기로 AI를 활용한 촘촘한 모니터링과 적발, 처분,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자동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