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이용자들의 검색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답변을 늘리면서 블로그를 비롯한 개별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앞두고 새로운 검색 엔진 '검색 생성 경험'(SGE)과 관련해 이러한 반응이 나온다고 13일 전했다.
SGE는 AI 챗봇인 바드를 활용해 이용자의 질문에 여러 문장으로 된 복잡한 답변을 직접 내놓으며, 다른 웹사이트로 안내하는 링크는 하단으로 밀려나 주목도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웹의 기반을 흔드는 변화이며, 방문자 트래픽에 의존해오던 창작·출판업자 수백만 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컨설팅업체 가트너는 검색엔진들에서 웹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2026년까지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고, 다른 컨설팅업체 시지미디어는 최소 10~20% 타격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광고서비스업체 랩티브는 이러한 검색 방식의 변화로 창작자들의 손해가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에 이르고, 일부 사이트는 트래픽이 최대 3분의 2 줄어들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어닝콜 당시 이러한 방식을 신중히 진행하겠다면서 “웹사이트와 판매업체로의 트래픽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또 AI를 활용한 답변이 대략적인 내용 정도를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웹사이트의 정보를 표현만 바꾸는 수준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답변 하단에는 출처 링크가 달리지만, 전체 링크를 보려면 추가로 클릭해야 하고 출처가 여러 곳일 경우 구체적 출처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활용에 따라 구글의 인터넷 지배력이 더 강화되고, 정보가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제공되는 식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음식 블로그 운영자는 방문자 가운데 40%가 구글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면서 “구글의 목표는 원하는 정보를 가능한 한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해당 정보를 만든 사람을 배제할 경우 이는 세상에 몹쓸 짓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신발 리뷰 웹사이트 운영자는 지난해 구글에서 유입된 트래픽이 96% 줄었다면서, 사람들이 구글의 AI 답변에 인용된 자신의 콘텐츠를 소비하지만 더는 웹사이트를 방문하지는 않는다고 호소했다.
다수의 신문을 발행하는 미디어뉴스그룹 관계자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대상으로 제기된 저작권 소송을 거론하며 “기자들이 서로 그렇게 했다면 이는 표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가 승인 없이 뉴스 미디어를 이용해 답변하는 방식을 방관할 경우 저널리즘 산업에 재앙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구글의 올해 1분기 매출 가운데 57%가 검색 광고에서 나온 만큼, 이와 관련된 AI 답변은 광고 하단에 배치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한편 오픈AI의 경쟁업체인 앤스로픽은 매출 증대를 위해 규제가 강한 유럽에서 '클로드' 챗봇을 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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