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나란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은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QD)만으로 적(R)·녹(G)·청(B)을 구현하는 'QD-LED'를, LG는 반도체를 만드는 실리콘 웨이퍼에 OLED를 증착한 '올레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ID에서 18.2형 QD-LED(발광다이오드)를 발표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이 기술은 전류 구동을 통해 QD RGB 픽셀이 직접 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이 만든 기존 QD-OLED는 블루 OLED에서 나온 빛이 QD 발광층을 통과하며 색을 만들어내는데 반해 QD-LED는 QD가 자체적으로 발광한다.
조명이나 백라이트 등에 널리 사용 중인 일반적인 LED와 이번 QD-LED는 발광층 소재와 구조가 다르다. 하지만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라는 의미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LED(Light Emitting Diode Display)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3200×1800 해상도에 고해상도 프리미엄 모니터에 버금가는 202PPI(인치당 픽셀 수) 높은 픽셀 밀도와 25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 휘도를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QD 특유 넓은 색역과 높은 색 정확도, 안정적 재료 특성 덕분에 제조 효율이 높고 잉크젯 프린팅을 통한 대면적 패터닝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QD-LED는 SID로부터 '올해의 우수논문'을 받은 기술이다.
삼성은 SID에서 RGB 올레도스(OLEDoS) 증착에 쓰이는 3500PPI 파인실리콘마스크(FSM) 실물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마이크로 OLED 전문기업 이매진(eMagin)과 함께 개발한 기술이다.
RGB 올레도스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RGB 서브픽셀 크기를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증착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FSM을 제작해 이를 구현했다. 반도체 노광 공정을 통해 미세한 홀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파인메탈마스크(FMM) 대비 더 조밀한 픽셀 구현이 가능한 핵심 기술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밖에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울트라씬(UT) 옥사이드 기술 △각종 폴더블 프로토타입 등을 전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휘도와 해상도를 크게 높인 가상현실(VR)용 올레도스를 공개했다. 1.3인치 크기에 1만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 초고휘도, 4K급 4000ppi 초고해상도를 갖췄다. 회사는 디지털영화협회(DCI) 표준색 영역 DCI-P3를 97% 이상 충족하는 정확한 색 표현력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신규 개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자와 빛 방출 극대화 기술인 마이크로렌즈어레이(MLA)를 결합해 휘도를 기존 대비 40% 개선했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워치용 올레도스도 처음 공개했다. 1.3인치 크기에 4K 해상도로 콘텐츠를 선명하게 표현하고, 무안경 3D 기술 '라이트 필드 디스플레이'도 탑재해 홀로그램 같은 효과를 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투명도를 45%에서 60%로 높인 투명 OLED 신기술 △'메타테크놀로지 2.0'을 적용한 대형(TV, 모니터) OLED 패널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도 소개됐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