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11박 13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지사가 당초 목표했던 1조원을 뛰어넘는 1조4000억원에 이르는 해외투자 유치와 북미 서부지역 4개 주와 교류협력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이번 방문 동안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LA, 애리조나주 피닉스, 워싱턴주 시애틀을, 캐나다에서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이하 BC주) 빅토리아시 등 2개국 4개 주 7개 주요 도시를 누비며 투자유치와 교류협력 강화 활동을 벌였다. 출장 기간 6개 기업과 2건의 투자 양해각서(MOU), 4건의 투자의향 확인 등 총 1조4289억원 규모 해외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경기도는 신세계사이먼 3500억원(프리미엄아울렛)과 코스모이엔지 610억원(이차전지 신소재) 규모 양해각서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관련 기업 A사가 10억 달러(한화 1조3600억원) 규모 투자 의향을 밝혔다.
A사는 기존에도 경기도에 투자한 기업으로 기존 투자금액 5000억원을 포함, 추가로 약 8600억원 규모 투자의향을 밝힌 것이다.
김 지사는 A사의 추가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이번 방문 기간 중 두 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투자를 협의했다.
미국 현지에 있는 김 지사와 미국 본사, 상하이에 있는 아시아 총괄 대표, 한국 대표가 참여하는 두 차례에 걸친 화상회의가 진이 밖에 전기차 부품기업 B사에서 1000억원, 반도체 소재 기업 C사에서 57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받았다.
이에 따라 도는 이번 방문 기간 투자 양해각서(MOU) 2건 4110억원, 투자 의향 3건 1조17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반도체 기업인 D사도 투자 의향을 밝혔지만, 구체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투자 유치와 관련, 해외기술을 한국기업이 들여와 상용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첩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기북부와 동부지역에 기업을 유치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도는 설명했다.
김 지사는 북미 서부지역 4개 주 교류협력 강화에도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워싱턴, 애리조나주와 캐나다 BC주 등 4개 주 주지사(또는 수상) 4명을 모두 만나 협력 관계를 다졌다.
특히 방문 첫 일정으로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와 만나 12년 만에 경기도와 우호 협력 관계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김 지사는 업무협약 체결 후 “뉴섬 주지사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약속(commitment)을 했다. 아주 강한 협력 의지를 표명해 기쁘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뉴섬 주지사는 50대 젊은 나이와 상대적으로 신선한 이미지 등으로 민주당 내 잠재적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워싱턴과 애리조나주와는 교류협력의 물꼬를 텄다. 두 지역 모두 경기도의 교류 불모지로 경기도지사로서는 첫 방문지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케이티 홉스 주지사를 만나 우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텍사스, 미시간, 캘리포니아에 이어 경기도의 네 번째 우호협력 관계 구축이다.
첨단 기술 분야 기업 간 협력 지원도 성과로 꼽았다.
김 지사는 도내 스타트업 방문단과 함께 주지사 면담, 주요 기업인 면담에 나서 자연스럽게 기업 간 교류 관계를 형성하도록 유도했다.
구글과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유니콘 기업인 비즈에이아이, 애리조나주립대 일정 등은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스타트업들에는 소중한 교류 기회였다.
도내 한 기업인은 엔비디아 임원진과의 면담 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구글, 엔비디아와 같은 빅테크 기업인과 만나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며 “교류할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가 12억 달러로 미국 헬스케어 분야의 대표적인 유니콘인 비즈에이아이 방문에서는 크리스 만시 대표와 스타트업 방문단 간 성공비법을 놓고 1시간 넘게 토론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경기도 스타트업과 반도체 관련된 기업들이 함께 와서 기업 협력에 중요한 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청년 교류 확대와 한국인 전문인력의 외국 진출 기회도 모색한 일정이었다.
워싱턴주립대와 UC샌디에이고를 찾아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오는 7월 워싱턴대에서는 30명, UC샌디에이고에서는 25명이 각각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애리조나 주지사 등과 면담에서는 한국 전문인력의 전문직 비자 취득이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고,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증대를 위해 현재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동반자법 통과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당초 목표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둬 기쁘다”며 “돈 버는 도지사로서 약속한 대로 앞으로 100조원 이상 대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