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근무시간 활용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채용플랫폼 기업이 Z세대 취준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1%가 '업무 중 20분정도는 자리를 비울 수 있다'고 답했고, 10분(29%), 30분(26%)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흡연 등으로 자리를 얼마나 비워도 괜찮은지에 대한 논쟁이 가장 뜨거운데 이에 최근 한 게임 업체에서는 업무에 집중해 근무하는 '코어타임'을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어타임'은 기업의 문화에 따라 다양한 정의와 용어로 사용된다.'집중근무시간제'로도 불리며 보통 특정 시간대를 지정해 직원들이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간 관리방법을 의미한다.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없애기 위해 도입하거나 복지 차원에서 유연근무제도와 결합해 운영 중인 기업도 있다. 이 시간대 만큼은 전화, 인터넷, 티타임, 흡연 등 사적인 용무를 지양하고 미팅과 업무지시, 대면결재, 타부서방문 등 업무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일도 삼간다.
문제는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 정적인 자세로 앉아 업무에 몰입하다 보면 근골격계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모니터를 장시간 바라볼 경우 자연스레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쏠리는 등 자세가 무너지기 쉽다. 이는 본래 C자 형태의 목뼈(경추)를 일(一)자목으로 만들어 쉽게 목이 결리고 어깨까지 뻐근해지게 한다. 이를 방치할수록 젊은 직장인들에게도 경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탈출하는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목디스크 전체 환자 104만명 중 3040세대의 비중은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디스크는 중증의 경우 경추를 지나는 신경을 눌러 손·팔저림과 마비 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목디스크를 해결한다. 먼저 침·약침치료로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풀어내고 혈액순환을 촉진,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완화한다. 일자목으로 무너진 경추의 균형은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신체를 밀고 당겨 교정하는 수기요법인 추나요법으로 치료한다. 더불어 뼈와 근육 강화, 신경재생에 효과적인 한약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한의학의 목디스크 통증 개선 효과는 과학적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BMC CAM)'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목디스크 환자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가 5.9(중증)에서 치료 후 2.47(경증)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환자의 치료 만족도도 95%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치료보다 중요한 건 평소업무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다. 코어타임 전후 스트레칭을 통해 목에 누적되는 부담을 풀어주자. 모니터의 위치도 눈높이와 일치시키거나 높여주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뉘여 목과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자세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빠른 퇴근과 비효율 감소를 위해 근무시간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것은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다만 업무에 과하게 몰입하다 건강을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장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