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치매 신약을 허가한 네 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에자이는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승인됐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와 원섬유를 제거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기전을 가졌다.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 및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아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다. 레켐비 임상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증상 악화를 27% 지연시킨다.
국내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88만6173명이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65세 이상 인구 약 5명 중 1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환자 수 및 관련 의료비의 증가로, 국내에서 치매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자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기대하는 환자 및 보호자를 위해 올해 말에는 레켐비가 국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치매 치료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에자이 관계자는 “레켐비 제품 출시는 하반기가 될 예정”이라며 “시장에는 비급여로 먼저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미국과 중국보다는 저렴한 일본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는 미국에서 연간 2만6500달러(약 3500만원)로, 일본은 연간 2700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국은 미국보다 약 2000달러 비싼 20만위안(약 3750만원)으로 책정됐다.
에자이는 피하주사용 '레켐비'를 지난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 1회 유지요법으로 신속심사 대상으로 허가 신청해놓은 상태다. 기존 정맥주사제형은 2주일에 한 번 의료기관에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반면 피하주사용은 집에서 편하게 1주일에 한 번 자가투여 하면 된다.
한국 에자이 관계자는 “피하주사용 레켐비가 FDA 승인을 받으면 한국 식약처에도 바로 신청할 계획”이라며 “피하주사용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도 쓸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높인다”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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