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동물 행동 '척척' 읽어내는 AI 프레임워크 개발…로보틱스 산업 등 쓰임새 커

IBS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5대 카메라로 생쥐 움직임을 촬영한다.
IBS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5대 카메라로 생쥐 움직임을 촬영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과 차미영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CI단장(KAIST 전산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동물의 3차원 움직임 정보를 인공지능(AI) 학습해 행동을 분류·분석할 수 있는 분석 도구 '섭틀(SUBTLE)'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동물행동 분석은 질병 원인·치료법 연구, 로보틱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최근 AI 학습으로 동물행동을 정확히 이해하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인간에서처럼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동물행동 연구는 주로 1대 카메라로 동물을 촬영해 특정 움직임의 시간, 빈도 등 저차원 데이터만을 분석했다. 학습데이터 하나하나에 대응되는 결과값을 AI에 제공해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데이터 구축에 많은 시간과 노동 투입이 요구되며 분석결과가 주관적 판단으로 왜곡될 수 있다.

연구진은 비지도 학습으로 3차원 모션캡처 장비를 통해 추출한 3차원 움직임 정보를 분석해 동물행동을 정확히 분류할 수 있는 분석 프레임워크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비지도 학습은 명시적인 결과값(해답)이 없는 학습데이터로부터 AI가 스스로 데이터 패턴과 구조, 특성을 찾아 클러스터로 묶어 분석한다.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동물 행동을 분석할 수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생쥐 움직임을 촬영해 머리, 다리, 엉덩이 등 9개 키포인트 좌표를 추출해 시간에 따른 3차원 액션 스켈레톤 움직임 데이터를 얻었다.

움직임의 시계열 데이터를 2차원으로 축소해 임베딩(데이터를 수학적으로 표현해 각 데이터에 대응하는 모음으로 두는 것) 변환했다. 그리고 유사성이 높은 행동 상태를 묶어 군집화하고 정형화된 행동 패턴을 나타내는 '슈퍼클러스터'로 군집화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행동 데이터 클러스터를 평가하는 지표인 TPI를 새롭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 지표를 이용한 클러스터 평가로 행동 분류에 최적화된 알고리즘들을 찾을 수 있었다.

섭틀로 생쥐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뒷발로 서기, 네발로 걷기, 멈추기, 털 고르기 등 행동 패턴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행동 분석 방법 대비 약 2배 이상 정확도를 보였다.

차미영 CI단장은 “향후 이 알고리즘이 동물 움직임을 모방하는 로보틱스 산업을 비롯해 행동 패턴 인식이 필요한 산업 전반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단장은 “산업적 응용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행동을 인지하는 뇌의 원리를 더 깊게 이해하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AI 컴퓨터 비전 학술지인 '국제컴퓨터비전학술지(IJCV)'에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