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내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 흑자 전환에 도전한다. 루닛은 글로벌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향후 글로벌 AI 리딩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 자부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와 볼파라 테리 토마스 대표는 22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루닛의 최첨단 AI 솔루션, 볼파라가 가진 미국 시장 점유율과 전문성으로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고 제품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고 통합 후 미래 비전을 밝혔다.
서 대표는 “볼파라는 유방암 AI 학습 데이터를 1억 1700만장 갖고 있는데, 이런 규모의 데이터를 얻으려면 인수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진행했다”라며 “루닛은 명실상부한 의료 AI 선두기업으로 세계를 리딩하는 AI 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곳 이상 의료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한 유방암 검진특화 AI 기업이다. 루닛은 볼파라 지분 100%를 취득하고 자회사 편입을 최종 완료했다. 볼파라는 현재까지 유방촬영 AI 학습데이터 1억1700만장을 모았고, 향후 연간 2000만장 이상 데이터를 확보한다. 루닛은 5년 간 30만장을 모았다. 루닛은 5년간 모은 데이터의 70배가 넘는 자료를 매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루닛은 양사 데이터와 기술을 혼합했을 때 정확도가 높아져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루닛은 AI를 활용해 의료영상을 분석, 질병 판독을 지원한다. 볼파라는 유방센터 운영, 유방밀도 계산 등을 통해 암 위험 평가에 중점을 둔 AI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루닛의 유방암 판독 AI 알고리즘과 볼파라의 유방치밀도 제품이 결합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루닛은 볼파라 네트워킹을 활용해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SPSTF)가 유방암 검진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40세로 낮추고, 40~75세 여성은 격년으로 유방촬영을 받도록 권장하는 '유방암 검진 권고안'을 냈다. 미국 내 유방암 검진 수요가 늘어난 것이 양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매출로 루닛 400억원, 볼파라 400억원으로 총 800억원으로 전망한다. 서 대표는 “볼파라 매출이 6월부터 함께 반영되기 때문에 올해는 800억보다는 낮겠지만, 내년부터는 풀로 적용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고 2026년에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판매로 높은 마진을 통한 탄탄한 에비타”라고 말했다.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는 “협력의 가장 큰 이점은 신제품 개발”이라며 “볼파라의 시장 이해도, 1억 장 이상의 막대한 데이터, 유방 촬영 리포팅 시스템의 환자 결과 데이터에 기반해 루닛의 솔루션을 빠르게 제공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대표는 “볼파라는 흑자 전환에 약 2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1년 안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SaaS 기반이기 때문에 계속 마진율을 높여가는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유방암을 넘어 폐암으로도 솔루션을 확장할 계획이다. 볼파라는 최근 자사 워크플로우 플랫폼에 폐암 및 폐 결절 조기진단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사용하는 등 유방암 외 시장으로 확장 기조에 있다. 양사는 유방암, 폐암 등 다양한 검진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