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글로벌 1위 기업인 일본 도레이가 2025년까지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한국 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전기차 핵심 소재인 아라미드 섬유 제조 시설도 증설하기로 했다. 고성능·고기능 중심 첨단소재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레이그룹은 2025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5000억원을 투자해 고기능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 섬유, 친환경 소재 등 신성장 분야 사업 확대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도레이와 도레이첨단소재는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경상북도, 구미시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구미4공장에 연산 3300톤 규모 탄소섬유 3호기 증설 투자를 결정,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증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연산 8000톤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지금보다 생산능력을 70% 확대하는 것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2013년 연산 2200톤 규모 탄소섬유 공장 1호기를 준공한 데 이어 연산 2500톤 규모 2호기 공장을 증설, 현재 4700톤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탄소섬유는 탄소 함량이 90% 이상인 섬유로 일반 철보다 10배 이상 강도가 높으면서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소재다. 이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부터 스포츠레저, 선박, 방위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인다. 도레이는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 1위 기업이다.
도레이첨단소재 관계자는 “우수한 성능과 안정된 품질을 기반으로 항공우주, 고압 압력용기, 풍력발전 등 국내외 탄소섬유복합재료 산업 발전은 물론, 전·후방 산업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동반성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관련 소재 투자도 확대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구미1공장에 연산 3000톤 규모 건식방사 공법의 아라미드 섬유 생산설비 2호기를 증설한다. 증설이 진행되면 도레이첨단소재는 연산 5000톤 규모 아라미드 섬유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우수한 내열성, 인장 강도, 전기 절연성을 지닌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500도의 고온에서도 견디는 슈퍼섬유로 전기차 구동모터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회사는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전기차 분야 외에도 내열 보호복, 초고압 변압기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도레이첨단소재는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차세대 모빌리티 등 고성장하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친환경 소재 사업을 확대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섭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급변하는 소재 산업에 대응해 친환경, 고기능 중심으로 첨단소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이 투자가 고용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와 관련 산업 발전에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레이는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 아라미드섬유와 이차전지 분리막 등 탄소섬유복합재료, 전자정보재료, 의료·의학, 수처리·환경, 수지케미칼 분야에서 고부가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1963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국에 도레이첨단소재, 스템코를 비롯해 6개사를 운영 중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
정현정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