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의견제출 제도 도입하자 교사 아동학대 기소 줄었다

지난 2월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조사·수사 과정에서 교육감이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된 후 교사의 불기소 처분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에 민원대응팀을 설치하고 교권침해 보호자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교권 보호 5법과 후속 조치를 시행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가 시행된 작년 9월 25일 이후 올해 4월 30일까지 교원에 대한 신고 사례는 385건이었다. 2022년 한 해 유·초·중·고교 교직원 아동학대 사례가 1702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신고 자체가 감소한 셈이다.

각 교육청은 385건 가운데 73%인 281건은 '정당한 생활지도'였다는 의견을 냈다. 수사가 끝난 사건은 110건이며, 95건은 '불기소'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됐다. 교원이 기소된 사건은 3건으로 나타났다.

교육감 의견제출제 전인 2022년과 도입 후를 비교하면 불기소 비율은 17% 늘었고, '아동보호사건' 처리와 기소 비율은 각각 53%와 12% 감소했다.

기존에는 기소와 불기소 중간에 있는 모호한 케이스는 아동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는데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활동이라는 의견을 제출하면 아동보호사건보다 불기소 결정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교권침해 대응도 강화됐다. 교육부는 교권보호위원회가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올해 3월 28일 이후 286건의 교보위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보호자에 대한 조치도 강화됐다. 2023학년도의 경우 전체 354건 가운데 '조치 없음'이 49%로 절반을 차지한 반면 올해 3월 28일 이후에는 전체 19건 가운데 '서면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이 11건(58%)으로 과반이었다.

또한 교육부는 기존 교원치유지원센터를 '교육활동보호센터'로 확대·개편했다. 상담 인원은 2022학년도 4363명에서 2023학년도 1만4496명으로, 심리치료 이용 인원은 500명에서 2407명으로 크게 늘었다.

고영종 교육부 교원학부모지원관은 “교육활동 보호 후속 조치 현황을 점검한 결과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지만 현장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학교 현장과 계속 소통하면서 새로운 과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