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중소기업인의 사기를 진작을 위한 중소기업인대회가 3년 연속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벤처·스타트업·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2024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그리고 스타트업을 확실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월 '창업지원법' 개정으로 마련된 지원 근거에 따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돌아보니 여러분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활발하게 세일즈 외교를 펼친 일이 가장 보람되고, 기억이 많이 남는다. UAE 순방에 함께한 총기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UAE 국영기업과 10년간 10억달러 규모의 부품 공급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과 함께 해외에 나가보면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우리 중소기업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좋은 상품을 가지고 있어도 수출길을 열지 못하거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도움이 필요한 기업들이 있다. 앞으로 저와 정부는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그리고 스타트업을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계속 구축해 나가겠다. 세계 시장이 여러분의 시장이 되고, 80억 인류가 여러분의 고객이 되도록 세일즈 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부터 3년 연속 중소기업인들을 대통령실 잔디마당으로 초청해 중소기업인대회를 개최했다. 2022년에는 5대 그룹 총수를 처음 참여시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상생'을 다짐했다. 작년(2023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롯해 40대 이하 청년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대거 참여시켜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올해 행사는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대기업은 오랜 기간 많은 노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초일류 기업이 됐다. K-푸드와 K-뷰티, K-콘텐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지금이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산업계가 강하게 반대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22대 국회가 곧 개원하는데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기업 상황에 맞는 주 52시간 등 근로시간 유연화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11명의 중소기업인에게 금탑산업훈장 등을 친수하고 격려했다. 금탑산업훈장은 최금식(선보공업)·김정희(에이치엔에스하이텍), 은탑산업훈장은 정도헌(종이나라)·여경목(에스앤디), 동탑산업훈장은 최철호(동양전자)·이상돈(토마토시스템)이 받았다. 철탑산업훈장은 임헌학(제이엠스테이지), 석탑산업훈장은 정현숙(신화철강), 산업포장은 박만희(유성정밀), 대통령표창은 한영돈(한울생약)·정국선(광주자동차부품판매업협동조합) 등이 수상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중 K-뷰티 스타트업 멜릭서를 운영하는 이하나 대표에게 화장품 수출 규모와 대상국 등에 대해 묻고 “K-컨텐츠의 인기가 화장품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해외 순방시 중소기업 화장품을 가지고 가서 홍보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정수기 등 생활환경 제품을 수출하는 비엘아이 서경아 대표에게는 “수돗물 음용률이 높은 일본에도 정수기를 많이 수출한다고 들었다. 대단하다”고 격려했다.
특히 중소기업인들에게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중소기업중앙회나 중소벤처기업부에 말해달라. 일일이 보고받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다 해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중소기업 및 유관 단체·기관 등에서 600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 대기업 총수도 참석했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화라는 주제에 걸맞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베트남,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투르크메니스탄, 필리핀, 일본 주한대사도 함께 했다.
중소기업계에선 이번 행사가 정부와 대기업, 교포 기업의 적극적인 인프라 지원으로 글로벌화를 촉진할 모멘텀이 되길 기대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들이 해외 재외공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 체감은 아직 제한적”이라면서 “재외공관 공무원들도 중소기업을 단순 민원인으로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인프라가 많은 대기업, 교포 기업들도 본인들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영업사원이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