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 수가 지속 줄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들어 국내지점 수를 70개 넘기는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하는 디지털 고객을 위한 IT 인프라 투자 비용을 확보하는 한편, 점포 통합으로 영업력을 강화해 프리미엄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미래에셋증권 국내 지점 수는 60대로 진입했다. 지난해 1분기 78개에서 올해 1분기 69개로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업계 내 가장 많은 지점 수를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의 지점 수 감소로, 국내 지점 수를 70개 넘기는 증권사는 없게 됐다.
다른 증권사도 지점 수 감소 추세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4개(69개→55개) 줄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은 11개(75개→ 64개), KB증권은 6개(75개→ 69개), 한국투자증권은 5개(64개→ 59개) 씩 감소했다.
빅(BIG)5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총합은 200선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 기준 281개로, 지난해 1분기(315개)보다 34개 줄었다.
전체 증권사 지점 수 총합은 2년새 100개 감소했다. 재작년 1분기 835개에서 올해 1분기 735개 기록했다.
디지털 전환 흐름에 따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하는 '엄지족' 투자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지점 수를 줄이고 IT 인프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의 개발비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개발비 지출 규모는 총 3275억원이다. 전년 동기(2421억원) 대비 35.3% 증가했다. 개발비는 전산서비스 자금 투입 규모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아울러 전산운용비도 전년 대비 9.35% 늘었다.
지점 통합으로 영업력을 강화해 고액자산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최근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 밀집 거주 지역으로 알려지는 서울 강남구(청담), 서초구(반포) 등에 새로운 대형 프라이빗뱅커(PB) 센터를 개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지점 감소를 단순 통폐합보다는, 시대 흐름에 걸맞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봐야 한다”며 “모바일 특화 서비스와 자산관리(WM)가 증권사 고객 확보 공략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점포를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