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원은 인공지능(AI) 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지난달 행동하는 AI 비서 서비스 '고두(GO;DO)'를 출시했다.
'고두'는 질문에 대한 추론만 하는 기존 AI 서비스와 달리 거대언어모델(LLM)과 자동화 솔루션을 연동해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예컨대 '내일 저녁 부산행 기차표 예매해줘'라고 했을 때 기존 AI 서비스는 코레일 홈페이지 링크 및 예매 방법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역할에 그친다.
반면 고두는 사용자의 캘린더 애플리케이션(앱)을 고려해 여석이 있는 승차권을 제시, 예매 지시가 떨어지면 결제까지 진행한다.
고두는 웹사이트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대체한다. 사용자는 웹사이트의 복잡한 메뉴 속에서 원하는 업무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고두에 지시만 내리면 원하는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고두는 올해 설립 19년차인 그리드원이 보유한 기술의 집합체다.
컴퓨터를 클릭하고 제어할 수 있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텍스트·사진 등 비정형 데이터를 인식하는 인공지능 광학 문자 인식(AI OCR), 사람의 자연어를 알아듣고 추론하는 LLM 등을 결합했다.
그리드원은 AI가 내놓은 결과를 검증, 오류를 직접 분류하는 기술 특허를 취득해 자동화 신뢰성을 높였다.
그리드원은 최근 행정안전부의 '범정부 초거대 AI 공통기반 구현 및 디지털 행정혁신 체계 수립을 위한 BPR/ISP' 사업 참여사로 결정됐다.
LG CNS, 유큐브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참여, 범정부 시스템을 AI 비서 서비스로 통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김계관 그리드원 대표 “고객이 원하는 것은 AI가 아닌 자동화”
“30년이 지나 자동화 서비스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부속품들이 완성된 것 같습니다.”
김계관 그리드원 대표는 80년대 말 석사과정에서 AI를 전공하면서, 30년 지나면 AI 붐이 일어날 거라 생각했다.
그는 당시 '칩 설계'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AI 기술을 현실화하는 데 컴퓨팅 자원이 핵심인데, 대략 30년이 지나면 컴퓨팅 파워가 충분히 갖춰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시에 AI를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졌다.
김 대표는 “AI는 목표가 아닌 수단”이며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기술이 아닌 서비스, 그중에서도 자동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를 대비하며 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
1999년 KT커머스 솔루션즈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연구하며 자동으로 테스트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2005년에는 그리드원을 창립, 지금까지 AI OCR, RPA 등 다양한 산업 분야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지속 개발해 왔다.
그는 지난 4월 AI 비서 고두를 출시하면서 “자동화를 위한 퍼즐이 완성됐다. 사람들의 일을 대신해주는 최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드원은 올해 하반기 투자 유치를 고려 중이다. 추후에는 고두를 기업용(B2B)과 정부용(B2G) 사업뿐만 아니라, 개인용(B2C) 사업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