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6시리즈의 국내 출시가 이르면 오는 9월 이뤄질 전망이다. 애플이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킬 것이 유력하다. 스마트폰 유통을 담당하는 이동통신사들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출시 관련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6시리즈의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했다.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된 것은 지난 2009년 아이폰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애플은 한국이 아이폰16시리즈의 1차 출시국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국내 이동통신사들에게 전달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출시를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아이폰 시리즈의 국내 출시가 10월 중순에 이뤄져 온 만큼, 새로운 출시 일정에 맞는 전산 작업과 마케팅비 집행 계획을 새로 짜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 관계자들은 한국이 아이폰16시리즈 1차 출시국에 포함된 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제품 공개 전날까지 확정된 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출시 일정을 언급하는 걸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16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간 애플 신제품 1차 출시국 판매가 제품 공개 1주 후에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판매는 9월 중순에 시작될 전망이다. 최신작인 아이폰15 시리즈의 경우 작년 9월 13일 제품을 공개한 뒤 그달 15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았다. 정식 판매는 9월 22일부터 이뤄졌다. 당시 3차 출시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는 1차 출시국 대비 3주 늦게, 2차 출시국보다 2주 늦은 10월 13일에 출시했다.
애플이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으로 분류한 건 지난 2009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처음이다. 그간 한국은 대부분 2차 출시국이나 기타(3차) 출시국으로 분류됐다. 이는 제품의 상세 정보 유출을 꺼리는 정책과 애플의 국가별 출시 전략 등의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에서 전자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국립전파연구원의 '방송통신기자재 등의 적합성평가' 적합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제품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애플이 제품 정보 유출을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1차 출시국에서 배제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미국과 상호인정협약(MRA)을 맺은 유럽, 일본 등은 별도 전파인증이 없더라도 판매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출 요인이 적었다.
1차 출시국에 한국을 넣은 또 다른 이유는 떨어진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애플은 세계 판매량과 점유율에서 삼성전자 갤럭시에 밀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에게 뺏겼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선 현지 업체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애플 입지는 견고하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아이폰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 특히 소비자 대부분이 삼성전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을 사용하고 있어 애플 사상 첫 AI폰이 안착하는 데 적합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같은 시장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애플이 국내 시장을 1차 출시국으로 분류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애플은 중국 시장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지난 2013년(아이폰5S·5C)에 중국을 1차 출시국으로 분류한 바 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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