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멘토링'을 통해 어떻게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알 수 있었고 실습장비 지원, 저작권 등록과 특허 출원도 도움받았습니다. ICT 멘토링이 아니었으면 게임을 완성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ICT 멘토링이 기회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ICT 멘토링에 멘티로 참여해 게임 '그림자 책갈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완성시킨 박유천 멘티의 말이다.
그는 멘토링을 거치면서 그동안 생각 못했던 꿈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ICT 멘토링이 자신이 발전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독일 데겐도르프 공대 교환 학생이 돼 국제 컴퓨터 과학 과정을 이수한 그는 현재 해외 취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런 성장 스토리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원장 홍진배)이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ICT멘토링 디지털 인재양성 현장간담회'에서 접할 수 있었다.
ICT 멘토링은 전공에 관계 없이 ICT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멘티)이 산업계 전문가(멘토)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멘토링과 교육, 소정의 비용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지난 2004년부터 2만287개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역량과 개발 이론을 겸비한 문제 해결형 ICT 인재 양성에 기여했다. 배출 멘티가 7만152명이나 된다.
올해의 경우 2516명 멘티, 284명 멘토가 참여해 632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20년 1.31 대 1이던 경쟁률은 올해 2.95 대 1까지 오를 정도로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간담회에 참여한 다른 이들은 모두 ICT 멘토링으로 자신이 큰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주하 멘티(덕성여대)는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멘토링이 이뤄지고, 실무 문서 작성 등 학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경험도 하게 됐다”며 “개인적인 프로젝트보다 경험이 깊다”고 말했다.
올해 포스코 취업에 성공한 황승현 멘티도 “다른 인턴이나 현장실습과 달리 재학생 신분으로도 가능하다”며 “휴학으로 취업 시기를 늦추지 않아도 된다”고 장점을 전했다.
멘티에서 멘토로 거듭난 사연도 접할 수 있었다. ICT와 관련성이 적은 사학을 전공했지만, 2017~2018년 멘티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신승혁 멘토(카카오게임즈 PM)는 “ICT 비전공자도 전공자와 부딪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원동력을 ICT 멘토링을 통해 찾았다”며 “이런 경험으로 누군가를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멘토에도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멘티로 역량을 키워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스타트업 창업까지 이룬 박준용 멘토(치즈에이드 이사) 사례도 있다. 심지어 박준용 멘토는 ICT 멘토링을 통해 만난 멘티 중에서 '함께 일할 동료'를 찾고 있다고까지 했다. 그만큼 ICT 멘토링 과정과 참여 멘티를 멘토들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참여 멘토 역시 멘토링을 통해 함께 발전한다는 감상도 나왔다. 멘티들을 살뜰히 챙겨 '아버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는 김윤래 멘토(삼성전자 수석 엔지니어)는 “멘티들에게 더 많이 알려주려면 저 역시 공부할 수 밖에 없다”며 “그렇게 서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ICT 멘토링 성과를 배가하기 위한 의견도 다수 나왔다.
김윤래 멘토는 “ICT 멘토링은 팀에 멘토가 한 명인데, 멘티가 더 많은 멘토를 만나는 장을 마련하면 학생들의 선택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박유천 멘티는 프로젝트 규모를 나눠, 지원 폭에 유연성을 더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는 “빅·스몰프로젝트로 나누고 원하는 이들에게 보다 퀄리티 있는 장비를 지원했으면 한다”며 “주기적 심사로 스몰프로젝트도 규모 확대 길을 열어주면 형평성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심화과정 도입, 사업 참여자에 대한 인증·시상 확대, 멘티 사전 교육 시행, 네트워킹 확대를 바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 의견을 경청한 홍진배 원장은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면서 ICT 멘토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홍 원장은 “지금은 지속적인 디지털인재 확충,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주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난 20년간 ICT 멘토링이 이어진 것은 순환 체계 속에 그 의미와 성과가 꾸준했다는 증거로,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