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김준영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은 전자신문과 만나 “알고리즘에 따라 OLED 패널의 잠재력이 결정된다”면서 “그동안 휘도를 향상시키는데 알고리즘을 활용했다면 앞으로는 명암, 컬러, 계조 차이를 표현하는데도 알고리즘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에서 알고리즘은 조정자나 지휘자 같다. 수 천만개의 화소로 이뤄진 화면을 세밀하게 분석해 화질을 최적화해준다.
어두운 곳에서는 동공을 넓혀 많은 빛을 받아들이고 밝은 곳에서는 동공을 줄여 적은 빛을 흡수하는 홍채처럼, 알고리즘이 영상을 분석해 휘도(밝기)를 조정한다.
단순히 휘도를 높이는 것은 패널 구조를 개선하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로 가능하지만 디테일을 살리거나 색의 강약을 조절해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인 알고리즘으로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패널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데,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해서 패널 본래 역량을 더 많이 끌어내는 방식으로 고객사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화질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알고리즘과 마이크로미터 단위 렌즈를 조합한 '메타 테크놀로지 2.0'이란 기술로 OLED TV 패널 최초 3000니트를 달성하고 최대 시야각 구현 등 새로운 성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3000니트는 촛불 3000개의 밝기로, LG디스플레이는 기존보다 42% 휘도를 향상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모든 모니터용 OLED에 이를 적용 중이다. OLED TV패널에는 현재 10% 가량 적용되고 있는데 올해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 연구위원은 “소프트웨어 콘셉트가 확정되면 전문 엔지니어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일정한 규칙이내 패턴을 찾아 콘셉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설계한다”면서 “일반적으로 개발과정이 2~3년 가량 걸리는데 메타 테크놀로지 2.0은 단 1년만에 성공적으로 설계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알고리즘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영상의 명암 차와 컬러 차이를 더 세밀하게 분석 및 표현해 피사체 입체감을 극대화하고 미세한 계조 차이를 표현하는 방향으로 차세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화면 밝기를 더 높이고 OLED 장점인 완벽한 블랙과의 차이를 표현해 영상에 입체감과 생동감을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색 그라데이션인 '계조' 표현을 더욱 세밀하게 구분해 빛과 색을 미세하게 쪼개서 표현함으로써 입체감을 살리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빛과 색이라는 화질의 양대 요소를 알고리즘으로 적절하게 활용해 실제 인간의 눈으로 보는 것과 흡사한 수준의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