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탄소흡수원 '이끼' 주목…200억 '충남 이끼 클러스터' 조성 추진

이끼의 탄소 함량 평균은 44%로 탄소 흡수·정화 능력이 높고, 이끼가 덮인 토양의 탄소저장은 산림보다 우수하다(사진 게티이미지).
이끼의 탄소 함량 평균은 44%로 탄소 흡수·정화 능력이 높고, 이끼가 덮인 토양의 탄소저장은 산림보다 우수하다(사진 게티이미지).

충남도가 산림청과 협력해 새로운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는 '이끼' 관련 연구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첫 행보에 들어갔다. 도는 산림 중심의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탄소흡수원을 발굴하는 가운데 그 시작으로 '이끼'를 선택했다. 이끼는 면적당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나무 등 일반 식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는 약 200억원 사업 규모의 '충남 이끼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오는 2025년 정부 예산안 확보 노력, 사업 유치를 위한 산학연 세미나 정기 개최,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국회·기재부 대상으로 당위성 설명 등을 적극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끼클러스터'는 이끼 산업화 기반 마련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중점을 둔다. 연구시설·테스트 베드 구축, 기업 기술지원, 탄소흡수원 국제 인증인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인증 획득, 대량 생산단지 조성, 이끼 정원 조성 등의 기반 구축 내용을 담고 있다.

도는 첫 행보로 28일 충남연구원, 국립생태원, 경기연구원, 건국대, 호서대, 공주대, 한국이끼산업경제협회, 이끼산업 추진 기업 관계자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이끼클러스터 조성 기본구상 세미나'를 충남연구원에서 처음 개최했다.

세미나에선 사공정희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이끼클러스터! 왜 충남인가?',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가 '이끼 연구 방향 및 산업화 전망'에 대한 주제를 발표하고 전문가 자문, 토론 등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세미나 참석자들은 각자 전문 분야 지식을 토대로 충남 이끼클러스터 조성 관련 기본방향 설정을 위한 정책 과제, 시범사업 등을 발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끼클러스터 조성의 당위성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사공정희 연구원은 충남이 이끼클러스터 조성 적지인 이유로 △이끼의 토양 개선 기능이 필요한 염습지 복원대상지 △이끼의 공기 정화 기능이 필요한 축사와 채석장 △이끼의 임산물 가치가 필요한 영농태양광 시설 등을 제시했다.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는 △이끼클러스터 조성 방향 △이끼 탄소흡수원 연구 현황 △클러스터 연구과제 제안 △간척지 복원 사업 소개 및 다양한 분야 활용사례 등을 설명했다.

도는 이날 세미나에서 이끼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기반 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란 점에 모두 의견을 같이하고 수렴한 의견과 제안을 검토·반영해 이끼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흡수원 확대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구상 도 기후환경국장은 “이번 세미나 자리는 탄소흡수원 확대의 필요성과 이끼라는 식물의 인식을 촉발하는 시간”이라며 “탄소흡수원으로의 이끼를 재조명하고 연구 및 산업화에 대한 의견을 통해 이끼클러스터의 기본 틀을 잡아가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국가보다 5년 앞선 2045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지난 4월 '제1차 2045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기본계획에는 2018년 기준 139만 7200톤인 탄소 흡수량을 2045년 314만 4000톤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