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공장 연구개발·제조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한편 내년 가동하는 인천 송도 공장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사전 투자가 목적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법인은 현지 시러큐스 공장에 근무할 경력직을 채용 중이다. 이 공장은 2022년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글로벌 전초기지다.
이번 채용 직무는 △물질 운영 △설비 유지보수 △장비 기술 △구매 품목 조달 △다운스트림 프로세스 개발 △QA 검증 분석 등 20개에 달한다. 연구개발(R&D)부터 제조, 경영지원, 품질관리 등 사업 전 영역을 포함한다.
특히 내년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 가동에 따른 인력도 선제 확보에 나섰다. ADC 프로세스 개발·생산 지원, ADC 실험실 구축·기술 이전 등 직무가 대표적이다.
시러큐스 공장의 대대적인 인력 확충은 ADC 등 신규 진출 분야 전문성 확보와 함께 CDMO 사업 확대 때문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액 2286억원과 순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액 883억원, 순이익 72억을 냈다. 대부분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발생했다. 다만 이 매출은 BMS가 생산 중이던 제품들의 위탁생산(CMO) 물량을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수 당시 함께 양도받은 것이다. 1~2년까지는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지만 그 후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직접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중국간 패권 다툼이 바이오산업까지 퍼지면서 사업 확대 기회를 맞았다는 점도 인력 확충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15일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는 글로벌 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을 미국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미국 바이오 기업 약 80%가 중국 CDMO 기업에 의존하는 만큼 롯데바이오로직스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내년 가동 목표인 인천 송도 공장에 시스템과 노하우를 이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 내 R&D, 생산 등은 물론 인사, 재무, 마케팅까지 주요 부서 직원들은 직접 시러큐스 공장으로 파견돼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 동시에 시러큐스 공장 관계자들도 롯데바이오로직스 본사를 찾아 교육을 진행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적 교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인천 송도 공장 가동에 맞춰 시러큐스 노하우를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인적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분기별로 신입과 경력직을 채용 중이며, 미국 공장도 인력을 충원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