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한 카메라'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 99'는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즉석카메라다. 일반적인 즉석카메라는 촬영 버튼만 누르면 끝나는 시스템이지만, 미니 99는 색과 빛을 조절한 뒤 촬영 버튼을 누른다. 이전 제품 보다 정밀하게 촬영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미니99 특징을 봤을 때, 걱정이 앞섰다. 스마트폰 카메라 사용에 길들여져 즉석카메라가 그 편리함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싶었다.
직접 인스탁스 미니 99를 사용해보니, 충분한 연습을 한다면 스마트폰보다 풍부한 색감을 담아낸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미니 99의 강점은 색과 빛을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측면에 탑재된 두 개의 다이얼로 색과 밝기를 설정하면 된다. 색은 페이드 그린, 웜톤, 라이트블루, 소프트 마젠타, 소피아, 라이트 리크 총 6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컬러효과를 사용하고 싶지 않을 때는 N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빛은 총 5단계 밝기 중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밝게 하려면 L+, 가장 어둡게 하려면 D-를 선택하면 된다. 총 42가지 효과를 볼 수 있어 어떤 풍경도 나만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모드로 찍을 수 있다.
이외에도 렌즈를 수동으로 조정해 주변광을 줄여주는 비네트 모드도 탑재돼 있다. 비네트 스위치를 켜면 사진 가장자리가 어두워져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기능은 추가됐지만, 기존 인스탁스 카메라 라인업처럼 디자인은 심플하고 컴팩트했다. 컴팩트한 사이즈에도 △먼거리에서 찍을 수 있는 풍경모드 △근거리에 적합한 매크로모드 △저조도 환경에서 배경을 밝혀주는 실내모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 수 있는 스포츠모드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벌브모드 △두 개의 샷을 한 장으로 합칠 수 있는 이중노출 등 다양한 촬영 모드가 탑재됐다.
무게는 340g으로, 이전 인스탁스 시리즈에 비하면 무겁지만, 제품 휴대에는 무리가 없었다. 외관이 매트한 가죽 질감으로 오래 들고 있어도 촬영 중 지문이 카메라에 잘 묻어나지 않았다.
다만, '초보자'보다는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카메라 기종을 많이 써본 사람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이 출력되기 전까지는 내가 설정한 모드로 사진을 찍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인스탁스 미니필름은 한 장당 약 1300~1400원으로 가격대가 있다. 한 장을 찍을 때도 신중을 기해야하는 만큼, 사진을 찍기 전 결과물을 미리 알 수 있는 통로가 있으면 편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인스탁스 미니99와 연동된 앱에서 미리보기 형식으로 사진 결과물을 보고 예상할 수 있다면, 원하는 사진을 찍을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구매를 결정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요소도 가격이다. 가격은 32만원으로 인스탁스 전 라인업 중에 가장 고가로, 인스탁스 미니 에보와 가격이 같다. 인스탁스 미니12로 입문한 뒤 아날로그 감성을 맛보고 싶을 때 미니99를 찾아도 좋겠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