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고분자막 기반 인공세포 구조체 개발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선택적으로 분자를 투과할 수 있는 고분자막 기반 인공세포 구조체가 개발됐다.

포스텍은 이효민 화학공학과 교수와 통합과정 서한진 씨 연구팀이 연쇄 효소반응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인공세포 구조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각기 다른 분자 투과도를 가지는 고분자 막으로 구성된 두 인공세포를 합성하해 내부 효소의 기질만 크기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세포 내 및 세포 간 생화학 반응을 시공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관련 이미지.
각기 다른 분자 투과도를 가지는 고분자 막으로 구성된 두 인공세포를 합성하해 내부 효소의 기질만 크기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세포 내 및 세포 간 생화학 반응을 시공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관련 이미지.

세포(Cell)는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 단위로 세포 내 요소들은 고도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세포 안팎에서 일어나는 여러 화학반응을 개별적으로 이해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세포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과 특징을 재현한 인공세포(Artificial cell) 시스템을 활용한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세포막 등 요소를 포함한 정교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시공간적으로 정확하게 재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드롭릿(droplet) 기술'이라는 미세 유체 기술을 이용했다. 마이크로미터(㎛) 규모에서 액체 방울을 정교하게 제조하는 드롭릿 기술을 토대로 양친매성 고분자가 스스로 자기조립 되도록 유도해 마이크로미터 규모의 폴리머좀(Polymersome)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이효민 교수, 통합과정 서한진 씨.
왼쪽부터 이효민 교수, 통합과정 서한진 씨.

연구팀의 폴리머좀은 고분자의 양친매성 성질을 이용하여 리포좀(Liposome)에 비해 기계적인 안정성이 높은 이중 층 단일 막을 형성했다. 고분자의 종류를 달리해 다양한 막 투과도를 가진 폴리머좀을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막 투과도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폴리머좀을 합성해 세포 안팎의 여러 생화학적 반응을 재현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외부에서 주입하는 기질에 따라 다양한 생화학 반응들을 구현해냈다.

이어 연구팀은 외부에서 주입하는 기질에 따라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 구조가 형성되거나 분해될 수 있으며, 경쟁적 효소 반응으로 이 구조가 스스로 형성되고 분해되도록 설계하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 시스템보다 효소 반응을 더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실제 복잡한 세포 공동체 시스템과 유사한 인공세포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이효민 교수는 “여러 생화학적 반응을 시공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다기능성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통합과정 서한진 씨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외부 자극에 능동적으로 막 투과도를 조절할 수 있는 인공세포 구조체를 구현하고 싶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혁신연구센터) 사업,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