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 디지털범죄와 전쟁을 선포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스팸 문자 대응을 위해 문자 발송 시장건전화·발송억제·수신차단 등 세 가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량문자 발송서비스 사업자 자격인증제'와 '발신번호 블랙리스트 기반 스팸문자 재발송 제한제'를 이달 중 시행한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휴대폰에 '온디바이스 악성문자 필터링 서비스'도 도입한다.
KISA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하반기 스팸방지 중점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KISA가 3가지 방식으로 스팸 방지에 나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스팸 유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월간 이용자당 스팸수신량을 살펴보면, 2022년 상반기 7.80통에서 하반기 7.50통, 2023년 상반기 7.18통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상반기 10.38통으로 치솟았다. 특히 대량문자 발송서비스발(發) 스팸 비율이 지난해 하반기 97.9%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대량문자 발송서비스 사업자 자격인증제가 도입되면 문자 발송 서비스 사업자는 방송통신이용자보호협회(KCUP)의 서류심사와 현장점검을 거쳐 인증을 받게 된다. KCUP은 정기·수시 점검을 통해 이후에도 지속 모니터링한다. 직접 규제하는 대신 업계 자율규제에 맡기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게 KISA 측의 설명이다.
발신번호 블랙리스트 기반 스팸문자 재발송 제한제도 이달 중 시행한다. 중계사업자가 KISA로부터 블랙리스트를 제공받아 해당 번호를 원천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시범운영 결과, 블랙리스트에 7만4000여개 번호를 등록했으며, 총 414만건 문자스팸 발송을 억제하는 성과를 냈다.
하반기엔 삼성전자 휴대폰에 '악성문자 필터링 서비스'를 탑재한다. KISA의 스팸신고 분석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성전자 휴대폰에서 악성문자를 한 번 더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이메일 스팸함'과 유사하다.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휴대폰부터 적용되며, 사용자환경(UI)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휴대폰도 이용할 수 있다.
정원기 KISA 단장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국가의 규제기관·통신사와 협의하고 노하우와 관련 제도 전수, 데이터 공유를 통한 제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