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지역인재전형이 지난해 보다 1900여명 늘어난 가운데, 제주와 강원 지역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와 강원 지역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법정 비율은 20%였다.
교육부가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보면 비수도권 26개 대학에서 지역인재전형을 1913명을 모집한다.
제주대는 의대 정원 72명 중 35명(48.6%)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비수도권 의대 평균인 60%에는 못 미치지만, 법정 비율인 20%를 크게 웃돈다. 제주대는 2024학년도에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50%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모집정원은 늘었지만 지역인재전형 비율은 기존 비율을 유지한 것이다.
제주대 관계자는 “제주대는 이미 선제적으로 지역인재를 확대한 바 있다”면서 “의대 증원 이슈로 의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보니 올해는 지역인재전형을 더 늘리기 위한 논의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연세대(미래) 등 강원 지역의대는 26개 비수도권 의대 평균을 한참 밑도는 20% 수준을 유지했다. 한림대는 104명 중 22명(21.2%), 연세대(미래)는 104명 중 30명(28.8%)이다. 가톨릭관동대는 115명 중 40명(34.8%)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한림대 입학처 관계자는 “모집요강 결정은 입학 본부에서 하지만 의대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고, 의대는 현 수준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강원도 지역 여건을 고려한 부분도 있는데 지역인재를 많이 늘리면 수준이 급격하게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이 있지만 지역인재전형 인원만 늘리고 수능최저를 손보지 않으면 정원이 차지 않을 수 있다”며 “정원 모집이 안되면 인원을 늘리는 의미가 없고, 기준을 완화하면 입학 자원의 수준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강원 지역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크게 늘지 않은 데 대해 “강원 지역은 입학자원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원대는 91명 중 55명(60.4%)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면서 강원지역 대학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강원대 입학처 관계자는 “강원도 내 우수 학생이 외부로 이탈하지 않고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60%까지 확대했다”며 “국립대총장협의회에서도 거점국립대는 지역인재전형을 60%까지 늘리자고 협의하는 등 국립대의 책무성 측면에서 사립대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원 확대에 따른 학력 수준 저하에 대해 “현재 강원대 의대 수능최저 기준은 '3개 영역의 합 6등급'으로 이 정도 수준이라면 의대 교육은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