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부터 결핵 관리까지…외국인 근로자 '일할 맛 나는 산단'

2일 전라남도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조선업 내외국인 한마당' 체육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2일 전라남도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조선업 내외국인 한마당' 체육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에서 KTX를 타고 두시간 반. 목표역에서 차를 타고 20분 간 이동하면 전남 영암군에 대불국가산업단지을 마주한다. 대불국가산단은 조선업에 종사하는 중기·중견기업이 밀집했다. 조선업황이 침체를 이어오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근로자 유입도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엔 외국인 근로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4월 기준 대불국가산단이 위치한 영암군 외국인 수는 1만18명으로 이 곳 외국인 비중은 19.2%에 달한다. 약 10명 중 두 명꼴이다. 그만큼 해외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이다. 대불산단 관계자에 따르면 산단 내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약 절반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산단 근로자 수는 6400명 정도다.

산단도 외국인 근로자 증가에 맞춰 지원책 마련에 분주하다. 근로자 건강을 챙기고 한국어 교육, 여가활동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서부지사는 대불국가산단 휴폐업공장을 리모델한 '리펙토리대불'을 설치하고 전남서부근로자건강센터를 유치했다. 전남서부근로자센터는 대불국가산업단지와 인근 지역 근로자의 직업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대불국가산업단지 외국인 근로자 236명을 대상으로 결핵검사를 실시했다. 센타가 설치된 2021년부터 3년간 이어온 외국인 근로자 대상 결핵 검진 누적 이용자 수는 7823명이다.

박지영 전남서부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 “작업 피로도 증가, 국가별 의료체계의 차이 등의 사유로 인해 결핵과 같은 전염성 감염병이 발생되면 근로가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 결핵검진 사업의 추진 배경을 밝혔다.

지난 달 28일 대불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할 리팩토리대불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결핵 검진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지난 달 28일 대불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할 리팩토리대불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결핵 검진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작년 말 개소한 대불국가산단 복합문화센터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확한 작업지시와 안전확보를 위해 한국어 교육에 대한 입주기업 수요가 늘면서다. 주중 저녁시간에 개최되는 한국어 교육 강좌는 참여자가 많아 두개 반에서 세 개반으로 늘릴 예정이다.

대불국가산단에는 특별한 행사도 3년 째 열리고 있다. 바로 내외국인 근로자가 한 데 어울려 보고 즐기는 '대불산단 조선업 내·외국인 한마당' 체육행사다. 올해는 약 1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열린 행사는 국가별 승부차기 대회, 장구 배구기 등 한국 문화체험, 심폐소생술 배우기 등 세부 행사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서부지사는 산업단지 환경개선을 위한 구조고도화사업으로 대불국가산업단지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기숙사 138개 호실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건강과 한국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리팩토리대불'과 '대불국가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는 산리단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산리단길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업단지 환경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사업이다. 복합문화센터.휴폐업공장리모델링.혁신지원센터건립.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를 통해 산업단지 필요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올해 정부 예산안 20대 핵심과제 중 하나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문화와 산업이 함께하는 산업단지를 만들어 근로환경이 좋은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며 “산리단길 프로젝트 사업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산업단지별 필요 사업 수요를 발굴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