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관리(DR)사업자 혹은 전기차충전 사업자처럼 특정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시간 에너지데이터 운용을 통해 고객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리드위즈의 진짜 경쟁력이자 정체성입니다.”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에너지데이터'를 꼽았다. △전력 DR △이모빌리티(EM)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태양광(PV) 등 여러 전력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에너지 자원 데이터와 이를 상황에 맞게 운영하는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그리드위즈는 아낀 전기로 발전소를 대체하고 돈을 벌 수 있는 DR 시장을 통해 성장했다. 지금은 국내 DR 시장 1위 사업자로, EM·ESS·PV까지 합치면 그리드위즈가 확보한 분산형 전력 자원은 3GW, 원전 약 3기에 달한다.
김 대표는 최근 EM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EM 사업의 핵심은 전기차 충전소, 충전기 같은 하드웨어(HW)가 아닌 진정한 V2G(Vehicle to Grid)를 구현할 수 있는 양방향 스마트 충·방전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는 물론, 충전 요금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대표는 “충전기가 알아서 전력 계통 상황에 따라 전기가 넘칠 땐 충전하고, 부족해 요금이 오를 땐 방전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조절할 수 있다”라며 “많은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들이 그리드위즈의 스마트 충전 솔루션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 수가 늘어날수록 확보할 수 있는 분산 자원과 에너지 데이터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PV사업도 마찬가지다. 그리드위즈는 ESS가 결합된 PV 사업을 확대해 공장 지붕형 태양광 모델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 사업 역시 스마트 ESS를 통해 전력 상황에 맞춘 충·방전으로 수익 창출과 함께 전력 계통 유연성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각 사업 영역이 추구하는 곳은 결국 에너지데이터 플랫폼 사업자라는 한 지점으로 모이는 셈이다.
김 대표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리드위즈가 보유한 에너지데이터 운용 노하우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100,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기후변화대응 관련 글로벌 규제 이슈가 점점 늘어나면서 기업의 이른바 '무탄소 생산체제' 증명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에너지가 아닌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절전으로 탄소감축을 인정받는 등의 노력을 증명하는 데이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그리드위즈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IT, 금융, 모바일 혁신에 이어 이제는 에너지가 혁신해야 할 시기가 왔다”라며 “에너지 스타트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북미 전기차 스마트 충전 시장 등 글로벌 에너지데이터 서비스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