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와 고령화로 2050년 조기사망자 11만명 예측

국내 연구팀이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 농도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조기 사망자가 현재보다 3배 이상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연구결과를 내놨다.

포스텍(POSTECH)은 이형주 환경공학부 교수, 석사과정 김나래 씨 연구팀이 초미세먼지와 고령화 속도를 고려해 2050년 사망자 수를 예측하고, 현재 수준의 건강 부담을 유지하기 위한 초미세먼지 농도를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포스텍 이형주 교수(왼쪽)와 석사과정 김나래 씨
포스텍 이형주 교수(왼쪽)와 석사과정 김나래 씨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총먼지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나뉘는데, 크기가 가장 작은 초미세먼지는 몸속 깊숙이 침투해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이에 더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우선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초미세먼지 데이터를 사용해 3년간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계산했다.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팬데믹 영향을 제외하고자 팬데믹 이전과 이후 기간을 포함했다.

2019~2021년 우리나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약 20μg/m³이다. 이는 환경부의 연간 대기환경기준인 15μg/m³보다 높고,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인 5μg/m³를 한참 상회하는 수치다. 또, 연구팀은 인구주택총조사와 장래인구추계 데이터를 통해 2020년 16%에 불과했던 고령층 인구가 2050년에는 40%로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초미세먼지 농도 시나리오별 2020-2050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수 예측 그래프
초미세먼지 농도 시나리오별 2020-2050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수 예측 그래프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수를 예측하는 시나리오를 설계했다. 시나리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3년간의 평균 수준인 20μg/m³로 유지되면 2050년 사망자는 약 11만 명에 이르며, 이는 2020년 사망자 수인 3만 4000명의 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환경부 연간 대기환경기준인 15μg/m³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더라도 2050년 사망자는 약 8만 4000여 명일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 연구팀은 2050년의 사망자 수가 2020년 수준과 같아지려면 초미세먼지 농도를 6μg/m³까지 줄여야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전체 인구수는 감소하지만, 초미세먼지에 취약한 고령층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초미세먼지 농도를 현재 정책보다 훨씬 더 많이 줄여야 사망자와 공중 보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형주 교수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건강 취약계층이 증가하면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공중 보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라며, “2050년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려면 초미세먼지 농도를 연간 기준의 약 40% 정도로 감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 연구 (Environmental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