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는 다양한 교통상황 및 주변 돌발변수에 대해 자동차 즉 자율주행시스템이 판단하고 운전을 해야하며 사고시에는 당연히 자동차가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각종 센서의 안전 성능, 슈퍼컴퓨터급의 컴퓨팅 파워, 인공지능(AI)이 포함된 소프트웨어(SW)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운전시 발생하는 돌발변수에 대해 대처하는 능력면에서 AI는 아직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 시속 100km 이상 주행하는 자동차에서 한 번의 오판단, 오작동 등 실수는 바로 인명의 손실로 연결되는 중대한 문제인만큼 대부분의 제작사는 99% 안전이 아니라 99.99999999% 정도의 안전도를 확보해야만 양산을 결정한다. 즉 안전도 확보 문제가 아직까지 자율주행자동차가 양산이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그럼 산업계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완벽한 자율주행자동차(로보택시)를 만들기 어려우니 현재 제작사별로 가지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핸디캡(제한된 자율주행가능영역)을 적용해서 사업에 활용하자는 것이 산업계가 가지고 있는 전략이자 캐시카우다.
궁극적으로 완벽한 자율주행을 할 수 있겠지만 그에 도달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드니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력으로 속도나 도로, 구분, 날씨 등 제약을 걸어놓고, 조건에 해당하면 거기서 100% 자율주행을 해 사업을 하는 전략이다.
특히 저속이며 제한된 영역에서 자율주행이 쉽게 가능한 로보셔틀이 먼저 양산되어 도로에 돌아다닐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25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해 3월 발표된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글로벌 자율주행기술순위 기업을 살펴보면 위라이드, 죽스, 뉴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등 절반에 이르는 기업이 로보셔틀(무인자율주행셔틀) 플랫폼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통 낙후지역, 소외지역 및 인구소멸지역에서 국민의 이동권 문제를 위해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로보셔틀이다. 이는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기사인력 급감이나 지역과 국가에 상관없이 대중교통을 운행할 수 있어 국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로보셔틀이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도로 인프라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통상황 및 돌발정보 등을 감지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하고 이를 원격으로 제어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자율주행자동차산업은 대기업 위주의 로보택시 분야와 스타트업 중심의 로보셔틀 분야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우선순위를 고려해 분야별 상용화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실증 등 지원이 필요하다.
아무도 가지않은 새로운 분야로 유연한 규제적용과 정부 법제도 지원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약간의 어려움은 있으나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는 반드시 도래할 것이다. 테슬라나 크루즈 사고처럼 너무 기대나 과신도 하지 말고 사회, 문화적 충격을 두려워하지도 말고 차분히 받아 들여야 한다.
1999년 예루살렘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된 모빌아이가 빠른 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대학의 인재지원 이라는 두 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빌아이의 성공비결을 생각해 볼 때다.
신재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사업단장·한국ITS학회 자율주행기술위원장 jkshin@autoa2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