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2.7% 상승…둔화 흐름 속 농산물·유가 변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하며 둔화됐지만 과일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도 오름세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100)로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5월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월과 3월은 3%대로 올랐다가 4월(2.9%)부터 다시 2%로 내려왔다.

물가상승세는 식품가격과 유가 불안의 영향을 받았다.

농산물가격은 전월 대비 하락했으나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19.0%로 올라 물가 상승률 중 0.69%P를 끌어올렸다.

사과(80.4%), 배(126.3%) 등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됐다. 사과는 작황 부진으로 인해 3개월 연속 80%대 상승률을 보였으며 배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도 지난해 대비 17.3% 올랐다. 기상 여건으로 신선채소는 7.5% 상승하며 한 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신선과실 상승률은 39.5%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변동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전월(1.3%) 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지난해 1월(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류 가격은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으나 3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에 대한 기여도도 0.12%P로 전월(0.05%P)보다 확대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상승률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으나 석유류 가격과 기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며 “석유류는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등락하는데 지난달 가격이 올랐다가 지금은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2.2% 오르며 안정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달 종료 예정이었던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올해 하반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물가상승률은 2%대로 둔화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져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생활물가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게 국민에 대한 책무”라며 “정부도 LNG 관세를 하반기까지 면제하는 등 원가 절감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