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최근 행장 주재 일요일 임원 회의를 부활시켰다. 8년 만에 재개된 '주말 출근'이 금융권 전반의 비상경영으로 확산될지 관심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달 중순부터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직접 주재하는 부행장급 회의를 매주 일요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3~4차례 회의를 통해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관리에 누수가 없는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업을 책임지는 부행장들이 참여하는 회의지만 사안에 따라 본부장이나 부장 등 간부급도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사실상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각 비지니스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행장 주재 일요일 회의가 최근 시작됐다”면서 “종료일 등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이 임원 주말 회의를 재개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NH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대출 부실로 각종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내부통제 부실과 지배구조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올 초부터 연이어 60억~100억원대 배임·황령사고가 잇달아 터진데다, 금융당국이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문제삼고 나섰다. 중앙회가 금융지주 지분을 100% 소유한 것이 결국 내부통제 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20일부터 6주간 일정으로 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돌입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번 NH농협은행 주말회의 부활을 두고 “농협은행 특수성 때문”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은행권 전체 이슈가 아니라 농협은행만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돈다.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1분기 ELS배상금 충당 여파로 재무상 크게 위축된 성적표 받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4분기는 1분기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PF부실·가계대출·연체율 증가 등 경영과 금융당국 감시 전반에 걸쳐 뇌관이 남은 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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