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모시장에서 3400억원 가량의 자금조달을 기대하는 기업가치 3조원 대 '대어' 시프트업을 시작으로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그리고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까지 줄지어 상장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게임 개발업체 시프트업은 27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 달 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기업가치 3조4815억원을 목표로 주당 희망 공모가 4만7000~6만원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앞서 코스피에 입성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가치에 버금가는 규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앞서 IPO 과정에서 희망공모가 최상단에 공모가를 확정, 총 6523억원을 조달했다.
IPO 흥행이 잇따르면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프트업 이후로도 산일전기와 전진건설로봇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예심 청구를 마쳤다. 조만간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외식업체 더본코리아도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6년만의 상장 재도전이다.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비상장증권 매물이 부족한 탓에 심사 청구 이후에도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시가총액을 3500억~4000억원 안팎으로 점치고 있다.
코스닥 기업 상장도 잇따를 예정이다. 당장 이달만도 수요예측 일정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고정형 3D 라이다 전문기업 에스오에스랩, 세포 유전자 치료제 전용 배양 배지 전문기업 엑셀세라퓨틱스가 현재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솔루션 기업 하이젠알앤엠은 오는 7일부터 수요예측을 개시한다.
오는 11일에는 유인항공기, 항공우주선 및 보조장치 제조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수요예측을 개시한다.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484억원을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코스닥 시장에서 통상 100억~2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해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하스, 이노그리드, 이엔셀이 이달 중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시장은 하반기 더 활기를 띌 전망이다.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의 IPO 심사 청구가 몰렸던 지난 4월 청구 기업의 순번이 속속 돌아와서다. 지난달에도 총 19개 기업이 코스닥 신규 상장을 청구하며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당장 다음달부터 산일전기 등 재무 상태가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예측 등 공모 절차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이 HD현대마린솔루션의 뒤를 이어 얼마나 공모시장에서 흥행을 거둘지에 따라 케이뱅크 등 대어급이 시장에 들어올 지 여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