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가 헝가리 양극재 공장 건설 태스크포스(TF)를 맡아 눈길이 쏠린다. 헝가리 공장은 에코프로비엠의 첫 해외 양극재 생산거점으로 지난해 공사가 시작된 곳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주재환 대표에게 헝가리 TF 총괄을 맡겼다. 대표이사는 사내 모든 업무를 이끌고 책임지는 최고경영자이기 때문에 헝가리 공장 역시 주 대표 업무에 속한 셈이지만 회사는 TF를 만들어 이례적으로 별도 업무를 부여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 양극재 공장을 착공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첫 해외 양극재 사업장이자 국내 양극재 기업이 최초로 유럽 현지에 구축하는 생산 공장이다. 1공장은 연간 5만4000톤 규모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준공, 내년 양산이 목표다. 헝가리 2공장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이다.
대표이사가 회사 모든 업무에 관여하고, 헝가리법인장이 있음에도 별도 TF를 구성해 총괄을 맡긴 것은 엄중한 시장 상황에서 전략 시장인 유럽 생산거점 확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헝가리 공장은 에코프로비엠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인 만큼 주재환 대표가 직접 별도로 챙기겠다는 의미”라면서 “제조 인력 파견과 교육 등 본사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주재환 사장과 최문호 사장 2인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다. 주재환 대표는 삼성SDI 셀사업부장(전무)을 거쳐 이차전지 동박을 만들었던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서 대표를 지냈다. 최문호 대표는 2004년 에코프로그룹에 입사해 기술개발 쪽을 담당하며 대표가 됐다. 주 대표는 사업총괄 책임과 함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최 대표는 기술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에코프로비엠 경영 체제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표이사가 특정 직무를 맡게 되는 점과 출장 등 헝가리 업무에 집중하다보면 상대적으로 본사 경영에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역할 변화가 있었을 뿐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는 없다”면서 “주재환 대표와 최문호 대표가 각자대표이사직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8% 하락한 67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데다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판매가 하락,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인한 원재료비 증가 등이 맞물렸다. 2분기에는 영업손익이 적자전환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코프로그룹은 전방 산업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지난 3월 지주사를 중심으로 원가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향후 2년 간 최소 30% 이상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로드맵을 그리기로 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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