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투자를 본격화한다. 가격, 에너지밀도, 안정성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상용화 기술 확보, 초기 시장 선점에 초점을 맞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친환경 모빌리티용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했다.
△전고체배터리 △리튬메탈배터리 △리튬황배터리 상용화와 관련해 400Wh/kg급 배터리 제조 관련 기술 전반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400Wh/kg급은 현재 상용화한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약 40% 높은 수준이다. 사업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1173억원이 투입된다.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폭발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일본, 중국도 향후 성장성에 주목, 국가적으로 핵심 기술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리튬메탈배터리는 충전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밀도가 높다. 다만, 화재 위험성이 높아 R&D 과정에서도 안정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리튬황배터리는 가격이 싸고 용량이 가벼워 도심항공교통(UAM) 등 경량 비행체 시장 개화에 맞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기업은 중견·중소 기업,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과제 수주를 위한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 대기업이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 대기업이 직접 과제를 주관하거나 수요기업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앞서 지난 4월엔 '저가격·장수명 나트륨 이차전지 핵심소재 및 셀 제조 기술개발사업'을 공고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3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현재 주류를 차지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나트륨이온배터리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화학적 안정성이 높다.
산업부는 앞서 진행한 배터리 사업 등 성과 분석을 통해 사업 기획을 지속하고 투자 규모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중인 '리튬기반 차세대 배터리 성능 고도화 및 제조기술 개발(20~24, 288억원), 기판실장용 산화물계 초소형 적층세라믹고체전지 개발(23~26, 174억원) 등을 포함하면 배터리 R&D 투자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을 필두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각국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민간업계와 지속 소통해가며 필요 사업을 적시에 기획하고 사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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