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 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7일 “20%라는 성공률은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치”라면서 “세계적 기업이 (포항 석유가스전에)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기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분석 과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고 성공확률은 20%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최대 매장량이 확인되면 이번 세기 발견된 최대 규모 석유가스전에 등극하게 된다.
그는 성공률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지난 25년 동안 발견된 가장 큰 광구인 가이아나 리자 광구의 성공 가능성은 16% 수준으로 이후 확인된 매장량이 40억배럴에 이른다”며 “리자는 이번에 확인한 동해 심해 광구와 구조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매장량 존재 판단 근거로는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는지를 판단하는 인자는 기반암, 저류층(모래), 덮개암(진흙), 트랩 등 4가지 구조인데 동해 심해는 이 같은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제반 요소를 갖췄다”며 “해당 유정에 트랩이 존재할 잠재력이 있고,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을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유망성을 보고 이미 세계적 석유 관련 회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브레우 박사는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리스크”라면서 “성공확률 20%는 실패 확률 80%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도출한 유망구조의 석유와 가스의 잠재적인 존재를 판별해냈지만, 실제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액트 지오의 신뢰성 관련 질의도 쏟아졌다.
회사 주소지가 자신의 자택이 맞냐는 질문에 아브레우 고문은 “회사 주소지는 제 자택이 맞다”며 “액트 지오는 컨설팅 업체로 구성원이 뉴질랜드, 브라질, 스위스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 업무를 보고 있고 이것이 가장 효율적 업무 진행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대형 석유가스 프로젝트의 해석을 작은 기업이 수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액트 지오는 실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회사”라면서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의 분석을 담당하는 것은 이 산업 분야의 표준”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석유공사 관계자는 “2023년 심해 종합평가를 위해 4개 업체에 대한 경쟁입찰을 시행했고, 기술 및 가격평가 결과 액트 지오를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