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조명으로 NO₂ 감지…KAIST 연구진, 상온 초고감도 센서 구현

녹색광, 청색광에서의광활성 매커니즘과 다양한 가시광 조건에서의 이산화질소(NO₂) 감지 결과 및 모식도
녹색광, 청색광에서의광활성 매커니즘과 다양한 가시광 조건에서의 이산화질소(NO₂) 감지 결과 및 모식도

한국 연구진이 녹색빛을 가스 센서에 조사해 상온에서 최고 수준의 이산화질소(NO₂) 감지 성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녹색광이 50% 이상 포함된 실내조명으로도 작동이 가능한 초고감도 상온 가스 센서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금속산화물 반도체 기반 저항 변화식 가스 센서는 가스 반응을 위해 300도 이상 가열이 필요해 상온 측정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 대안으로 금속산화물 기반 광활성 방식 가스 센서가 크게 주목받지만,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 근자외선 영역 빛을 활용하는데 그쳤다.

연구팀은 이를 녹색 빛을 포함한 가시광 영역으로 확대해 범용성을 높였다. 녹색광을 조사했을 때 NO₂ 감지 반응성이 기존 대비 52배로 증가했다.

실내조명에 사용되는 백색광을 조사해 최고 수준 NO₂ 가스 감지 반응성(0.8 ppm NO₂, 감도=75.7) 달성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신소재공학과의 김일두 석좌교수, 박세연 박사, 김민현 박사과정
왼쪽부터 신소재공학과의 김일두 석좌교수, 박세연 박사, 김민현 박사과정

연구진은 가시광선 흡수가 어려운 인듐 산화물(In₂O₃) 나노섬유에 비스무스 원소를 첨가해 청색광을 흡수할 수 있도록 중간 밴드 갭(전자가 속박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차)을 형성시켰다.

또 금 나노입자를 추가 결착해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빛으로 나노입자 표면 전하 수송체를 들뜬 상태로 만들고, 금속산화물로 이동시켜 가스 산화-환원 반응을 촉진하는 원리)을 통해 가시광 중 가장 풍부한 녹색광 영역에서의 활성도를 극대화했다.

비스무스와 금 나노입자 첨가 효과와 나노섬유가 갖는 넓은 비표면적 특성을 통해 상온에서 NO₂ 반응성을 기존 센서 대비 52배(0.4 ppm NO₂ 감도 기준) 증가시켰다.

김일두 교수는 “가스 센서 소비전력 및 집적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향후 실내조명 및 기기와의 결합을 통한 가스 센서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졸업생인 박세연 박사(현 펜실베니아대 박사후 연구원), 김민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주도한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3월 4일 온라인 공개됐다. 6월 13일 24호 전면 속표지 논문으로 발표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의 소재부품장비 전략협력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