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 주가가 좀처럼 반등세에 접어들지 못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에서 가시적 변화나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꼬집으며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10일 키움증권은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6만9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약 20% 하향했다. 앞서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내리는 등 약 두 달 넘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이익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며 일제 목표 주가를 올리던 올해 초와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광고와 커머스 성장이 양호하고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절감 등 비용통제에 따라 양호한 실적 전망이 이어졌다. 특히 신임 경영진 체제 하에 구축될 AI 사업 로드맵에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내 증권가는 카카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카카오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1분기 성과를 기록했음에도, 신임 경영진 취임 이후 모호한 AI 전략이 카카오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영자 교체 후에도 톡비즈 및 주요 버티컬 사업부문을 관통하는 AI 전략과 세부 계획 수립에 있어 가시적 변화를 못 보여주고 있다”며 “유저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결과물을 제시하는 데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도입, 헬스케어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나 아직은 결과를 자신있게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AI 대중화 전략을 발표한 이후 별다른 추진력을 못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언어모델 'Ko-GPT2'를 자사 서비스에 적용한다고 밝혔으나, 가시적 사업 전개는 아직이다.
카카오 주가는 두달 넘게 4만원 선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올해 초 6만원을 돌파했으나, 이내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방대한 유저 데이터를 활용해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가 부양 해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가 중기적으로 유저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과 예측 기반의 유저 부가가치를 높일 구독경제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카카오가 확보한 유저 데이터를 무기로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신속히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데이터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연한 조직 관리가 필요한 인터넷 비즈니스 특성상 카카오의 내부 체계 개선이 필요성도 강조된다. 수개월째 경영쇄신 행보를 걷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관리 중심 체제 하에서 기존 서비스 성과를 내는데 집중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