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산정 법정기한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가 업종별 구분 적용을 재차 요구했다. 사업주의 임금 지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분야에 한해 별도 임금체계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5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자영업자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1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처음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영세 소상공인 입장을 전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 최저임금법상 올해 심의시한은 이달 27일까지다.
간담회에는 민병덕·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금지선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숙박·음식업, 편의점업, 택시운수업종에 한해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최저임금위 차원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한 연구도 실시하고 깊이 논의했지만 결과적으로 부결됐다”면서 “최저임금을 올려도 지키기 어렵다고 통계가 나온 네 업종만큼은 시범 적용 후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특정업종에 한해 낮은 지불 능력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차등 임금구조를 적용한 호주, 독일, 일본 사례를 들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면서 “경제인구의 95%를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실정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지선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미용업계 청년 일자리에 타격을 준다고 강조했다. 같은 급여면 고부가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경력직 근로자를 우선 채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5년간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구분적용 전략의 명확성, 공익위원에 대한 충분한 설득, 최저임금 근로자의 근로 의욕 고취라는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충분한 데이터로 구분 적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근로장려세제와 같은 제도로 저소득층이 일을 열심히 하면 소득이 향상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세희 의원은 “영세한 소상공인을 위해선 결국 정부가 나서서 임금 보전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현행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비중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