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의 주요 연례 회의 중 하나인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앞두고 SK내부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룹의 리밸런싱과 최태원 SK 회장 이혼 등 주요 이슈 대응 방향에 대한 큰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달 말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등과 함께 SK그룹 CEO들이 모여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SK그룹이 리밸런싱을 추진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그룹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한 큰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주도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 및 재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밸런싱의 핵심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에너지 부문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해당 사업의 리밸런싱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으로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을 선임하는 '원포인트 인사'가 단행된 것을 두고도 리밸런싱의 본격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회장이 에너지 계열사 SK E&S의 부회장도 겸하고 있어 중복되는 사업의 정리, 유휴 자본 매각 등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SK 미주대외협력총괄인 유정준 부회장이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된 것도 중요한 의미라는 분석이다. SK온에는 미국 시장이 중요한만큼 현지 네트워크 강화 등 경영 전략에 대한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이혼 이슈도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혼은 개인사지만 SK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과거 정부의 특혜가 있었다는 취지의 이혼소송 2심 판결에 대해서는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진행된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2심 판결을 두고 그룹 계열사 CEO들은 그룹의 입장 정리와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 회장 역시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영전략회의 장소 및 시간, 의제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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