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장진아 기계공학과·생명과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응용기술센터 황동규 박사 연구팀이 바이오프린팅과 조직 조립 기술을 결합해 복잡한 좌심실 근육의 섬유 구조를 정확하게 재현한 모델을 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심장은 두 개의 심방과 심실로 이루어져 있는데 좌심실은 심장 근육의 섬유가 복잡한 구조로 배열되어 특정한 방식으로 비틀리면서 수축하고 이완한다. 그 덕분에 영양분과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복잡한 구조는 인공 조직과 장기를 만드는 바이오프린팅 분야의 난제 중 하나다. 지금까지 수많은 인공 심장 모델이 제작되었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복잡한 좌심실 심근의 섬유를 정교하게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바이오프린팅 기술에 조직 조립 기술을 결합한 바이오프린팅 보조 조직 조립(BATA)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우선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심장의 고유한 기능과 구조를 가진 심장 조직(EHT) 모듈을 만들었다. 이 모듈은 심장 모델의 기본 단위로 각 모듈은 고유한 수축력과 전기 신호 패턴을 갖는다. 이 모듈을 다양한 방향으로 배치하면 복잡한 심근 섬유의 방향성을 재현할 수 있다.
이 모듈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조직 조립 기술을 사용해 3개의 층과 세 종류의 심근 방향을 갖는 챔버 형태 인공 심장 모델(MoCha)을 만들었다. 심장의 복잡한 구조를 모사한 이 모델은 정렬된 각 방향으로 수축 운동을 하며, 인공 심장 모델 최초로 심장 내 좌심실 비틀림을 재현했다. 그동안 제작하기 어려웠던 좌심실 심장 근육 섬유 모델을 두 기술의 시너지로 정교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장진아 교수는 “심장 질환 치료나 신약 개발 연구에서 실제 심근 섬유를 정확하게 재현한 이 모델이 유용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두 개의 심방과 심실로 구성된 심장 전체 또는 멀티 오간 시스템 등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 박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