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농협銀 디지털 경쟁력 강화
네이버·카카오·토스는 금융 공략
국민 생활 서비스 연계 경쟁 돌입
모바일 신분증 원년인 올해, 은행과 빅테크가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여러 기능을 통합한 '슈퍼앱' 전략으로 생활 플랫폼 도약을 노리는 금융권과 포털과 메신저를 기반으로 금융사업을 확장중인 빅테크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2024년 모바일 신분증 민간개방 사업' 참여사로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네이버, 카카오·카카오뱅크 컨소시엄, 비바리퍼블리카(토스) 5곳을 선정했다. 선정사 면면을 보면 시중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과 금융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네이버·카카오·토스)로 양분화 된다.
이들은 연내 시스템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축 단계부터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은행권 슈퍼앱 1위를 수성 중인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국민지갑'을 국내 대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로 키울 계획이다. 은행 업무는 물론 관공서, 공항, 의료기관 등에서 국민지갑을 쓸 수 있도록 앱 기능을 고도화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민등록증 본인확인 시스템과 연계해 운영 중인 스마트항공권이나 전자증명서 서비스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은 계열사 통합 금융앱 '올원뱅크'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전면에 내세운다. 전국 농협금융 영업점을 통해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 소외계층에도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활용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홈화면, NH지갑 등 주요메뉴에 신분증을 배치하고 바로실행 등으로 접근성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금융·비금융 서비스와 연계 시너지는 물론 앱 모객 효과도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테크 역시 금융사업 최전선에 모바일 신분증을 연계한 사업확장을 꿈꾼다. 금융권과 반대로 모바일 신분증 사업을 계기로 플랫폼을 생활 기반에서 금융까지 확장하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이용자가 많은 '카카오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카카오는 카카오뱅크가 가진 안정성 높은 인증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서로 플랫폼 가치를 높이는 '윈-윈'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바일 신분증과 금융사고 예방 서비스를 함께 제시해 안전한 금융거래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도 모바일 신분증을 앱 홈 화면에 배치하는 등 전력투구 채비를 갖춘다. 금융 혁신을 넘어 디지털 신원인증 등 정부와 발맞춘 국민생활 서비스 혁신 역시 선도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이다. 네이버 역시 자사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 결제, 제휴처 혜택 등과 모바일 신분증 연계사업을 준비한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바일 신분증은 (태생이) 금융과 IT기술 기반 사업자에 최적화 돼 있다”면서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기술과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신분증은 실물 신분증을 효력을 완전히 대체하는 사업이다. 행안부는 6월 현재 운전면허증과 국가보훈등록증을 모바일로 제공 중이고, 올해 12월 27일부터는 17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발급한다. 민간 사업자 개방에 앞서 올 3월 시범사업으로 삼성전자(삼성월렛)에 운전면허증, 국가보훈증을 싣도록 허용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